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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황평우 “日이 돌려준 문화재, '짚신'같은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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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김현정의 뉴스쇼]

노컷뉴스


-日, 문화재 강탈 증거 없다며 발뺌

- 반환요구는 민간단체만..정부 외면

-日에 강탈된 우리 문화재, 100만점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대담 :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에 가져갔던 우리 국보급 문화재의 목록을 감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목록이 알려지면 한국에서 반환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이유로 그동안 감춰왔던 것인데요. 나아가서 일본 법원은 이러한 비공개가 정당하다고 판결까지 냈다고 합니다. 전문가 통해서 자세한 내용 알아보죠.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연결합니다.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 황평우>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지난 주 일본의 법원에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요?

◆ 황평우> 네. 원래는 1심에서 공개하라고 했었는데 항소심에서, 그러니까 고등법원이죠, 일본의 외무부 관리가 뭐라고 얘기를 했냐 하면, 이 목록이 공개될 경우에는 한국에서 반환 요청을 할 수가 있다, 그리고 굉장히 중요한 문화재다, 그 다음에 결국 한국에 65년도 한?일협정 이후에 보내준 것들은 정말 가치가 없는 것들이다, 이런 것들이 다 알려진 거죠.

◇ 박재홍> 그러니까 속마음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네요?

◆ 황평우> 그렇죠, 그런데 이미 예견돼 있었습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1990년대 말부터 일제가 약탈해 나갔던 문화재 목록이나, 그 다음에 몇 점이 있는지 이 점에 대해서 일본은 정확하게 밝히지도 않았고요. 그런데 숨긴 게 나타났고요. 처음에 65년도 유물이 올 때도 사실은 짚신이나 혹은 우체국 간판, 우체국에서 소인찍는 도장, 이러한 것들이 점수로 포함돼서 왔죠.

◇ 박재홍> 말하자면 가치적인 측면에서 국보급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들만 반환된 것이네요. 그때 반환됐던 것들이 몇 점 정도였습니까?

◆ 황평우> 짚신, 우체국 간판, 우체국 소인 .. 소위 이런 것들만 몇 천점들이 왔습니다. 우리가 요구한 것은 그것보다 훨씬 많은데 몇 천점들만 오고, 이것을 점수로만 많이 돌려줬다, 이렇게 악용했죠.

◇ 박재홍> 당시 3분의 1만 돌려줬었고 국보급은 감춰왔었다, 이런 내용도 있었던 것 같은데?

◆ 황평우> 그렇죠. 정말 좋은 문화재나 가치 있는 문화재 같은 경우는 전부 다 감춰버리고, 또 그 사람들이 우리가 돌려달라고 하면 이런 얘기를 합니다. 제가 지난 주에도 일본을 다녀왔는데 이 사람들은 뭐라고 얘기하냐면 한국에서 (일본이) 강탈당했다는 증거가 없지 않느냐, 그리고 오히려 우리 대마도에서 이번에 불상 훔쳐온 것을 가지고 한국 사람들이 강탈하지 않느냐, 이런 식으로 교육을 받아왔어요. 그렇게 교육을 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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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홍> 강탈당했다는 증거가 없다?

◆ 황평우> 그렇죠. 강탈했다는 증거가 없지 않느냐,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데 사실은 여기에서도 문제가 있는 게 일본이 굉장히 기록을 잘하는 사람들이거든요. 그래서 유입된 기록들이 정말 남아 있어요. 옛날에 우리 북간대첩비 같은 경우에도 전부 기록에 남아 있거든요. 그리고 기록이 없는 상태에서 국립박물관이나 야스쿠니신사 같은 데서 유물을 받지는 않아요.

◇ 박재홍> 이번에 알려졌던 내용, 그러니까 외무성의 진술서를 앞으로 우리가 일본 측에 반출문화재 반환요구를 할 때 근거로 쓸 수 있을까요?

◆ 황평우> 굉장히 중요하죠. 지금까지는 민간단체에서 일본이 굉장히 저급한 문화재들을 돌려줬다 라고 하면서 생색내기에 쓰이고 있다 라고 우리가 주장만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일본 법원에서 기록이 남거든요. 그리고 우리가 프랑스에 대해서 외규장각 문화재 돌려달라고 할 때 법원을 통해서 프랑스 문화부 관리가 불행한 약탈임을 인정한다 라고 법원에 기록을 남겼었어요. 그러니까 마찬가지로 법원에서 이런 기록을 남겼다 라는 것은 우리가 나중에 반환운동을 다시 했을 때, 또 국제법적으로 소송을 제기했을 때 충분히 활용할 가치가 있는 거죠.

◇ 박재홍> 그리고 내년이면 한일협정 50주년이 되는데요. 이와 연관해서 본다면 문화재를 저희가 다시 가져올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 황평우> 물론 내년부터 해서 바로 문화재가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지만, 이런 노력들을 일본과 계속 협상을 하고 노력을 해야 되는데, 지금 문제는 이번 소송도 민간단체가 했죠. 프랑스 정부로 소송을 건 것도 민간 단체가 했습니다. 여기서의 문제는 우리 정부와 또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런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우리 전문가들이 나가서 일본으로부터 돌려달라, 국제법적으로도 돌려달라, 아니면 문화재의 어떤 외교적인 문제로도 돌려달라, 이렇게 얘기를 해야 되는데 우리나라 정부나 문화재청은 일본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강요해서 돌려달라기는 힘들다, 즉 이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민간단체에서 이런 결과가 나오면 정부나 국가기관에서는 강력하게 문제제기를 했어야죠. 이런 것들을 안 하니까 더 문제가 되고 있는 거죠.

◇ 박재홍> 오히려 이런 문제를 제기한 것이 일본 시민단체고.

◆ 황평우> 그러니까 문제는 반환은 안 되는데 민간단체만 하고 있다는 게, 이것이 문제가 되는 거죠.

◇ 박재홍> 그리고 또 반출문화재 공개를 거부하는 이유가 북한과의 국교정상화시에 북한에 돌려줘야 하는 목록도 있기 때문에 일본 측에서 목록 자체를 공개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이런 시각도 있던데요?

◆ 황평우> 우리가 65년도에 일본과의 외교를 할 때 우리가 조금 미숙해서 일본으로부터 많이 농락을 당했지만 북한은 일본과의 수교도 안 돼 있지만 문화재 반환 협상을 안 했거든요. 그래서 전략적으로 봐서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북한이 만약에 북-일수교 다시 하고 또 문화재 반환협상을 다시 했을 때 북한 것만 가지고 할 게 아니라 한반도 전체에서 유출된, 약탈된 문화재에 대해서 공동으로 노력하는 게 훨씬 더 유리한 입장을 차지할 수 있다는 거죠.

◇ 박재홍> 그러니까 소장님 말씀은 남한과 북한 모두 함께 환수를 추진하자, 한반도 차원에서?

◆ 황평우> 그렇습니다.

◇ 박재홍> 마지막으로 우리 외교부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말씀하신 대로 민간 차원에서는 굉장히 잘 되고 있는데 우리 정부 차원에서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바뀌는 게 있을까요?

◆ 황평우> 제가 볼 때는 죄송한 얘기지만, 이번 판결이 나와서 외교부가 잘하겠다고 얘기를 하는데 믿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좀 더 비판적이고 냉정하게 하는 단체들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정부가 협상의 파트너, 의견을 나누는 파트너로까지도 인정을 안 하고 있거든요. 전혀 의견을 안 나누려고 합니다.

◇ 박재홍> 왜 그런가요?

◆ 황평우> 정부나 정부정책에 비판적이라는 거죠. 비판적인 사람들과는 얘기를 안 하겠다, 의논도 하지 않겠다, 이런 자세이기 때문에.

◇ 박재홍> 20년 동안 운동을 해 오셨기 때문에 피부로 느끼신 상황인 것 같고요. 일제강점기 때 약탈된 문화재가 6만 6000여 점이다, 이런 통계가 있는데?

◆ 황평우> 아니요, 100만점 가까이 될 겁니다.

◇ 박재홍> 그렇다면 그 100만 점 중에 대표적으로 환수가 돼야 될 것 같은 몇 점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 황평우> 일단은 우리가 조급하게 환수를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기다려야 됩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런 논리를 폅니다. 빨리 돌려받으려고 하면 실수를 하게 돼요, 우리가 조급해집니다. 일본인들한테 이번처럼 당신네들이 가져간 것에 대해서 정확한 근거를 대달라 하는 식으로 계속적으로 압박을 천천히 가하면서 이번 것처럼 실수를 하게끔 만들고, 얘기하게끔 만드는 작업들을 해야 하는데 사실은 우리 정부가 안 했던 거죠.

◇ 박재홍> 알겠습니다. 우리 문화유산 찾기, 역사를 바로 배우고 또한 민관 차원에서 함께 노력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황평우> 감사합니다.

◇ 박재홍> 한국문화유산 정책연구소의 황평우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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