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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여름 극장가 '토종'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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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 '명량' '해적' '해무'…빅4 흥행 대결 불붙어

메트로신문사

관객 2억 명 시대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올 상반기 한국영화의 성적은 초라했다. 기대작들의 연이은 흥행 부진으로 인해 한국영화의 관객 점유율은 5년 만의 최저치인 43.0%를 기록했다. 상반기의 부진을 만회하려는 듯 여름 극장가를 둘러싼 대작들의 흥행 대결이 치열하다. 스타 배우와 감독, 그리고 공감 가는 이야기와 볼거리를 갖춘 영화들의 등장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길도 늘어나고 있다.

◆ '군도'와 '명량' 격돌, 흥행 신기록 경쟁

한국영화 선전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지난 23일 개봉한 '군도: 민란의 시대'(이하 '군도', 감독 윤종빈)다. '군도'는 조선 후기 탐관오리들의 횡포에 맞서는 도적떼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로 전국 472만 관객을 동원했던 윤종빈 감독과 하정우 콤비의 신작이자 강동원의 제대 후 첫 상업영화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기대작으로 손꼽혔다.

기대에 부응하듯 '군도'는 개봉과 동시에 흥행 기록을 새롭게 쓰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개봉 첫날 55만1290명을 동원해 오프닝 스코어 신기록을 세웠다. 개봉 48시간 만에 100만 관객을 모았으며 4일 만에 200만, 5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빠른 흥행 속도를 보였다.

'군도'가 포문을 연 여름 극장가는 '명량'(감독 김한민)의 등장으로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명량'은 1597년 임진왜란 6년 단 12척의 배로 330척에 달하는 왜군의 공격에 맞서 싸운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영화화했다. 영웅보다는 인간으로서 이순신 장군이 겪었을 고뇌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30일 개봉한 '명량'은 개봉 첫 날 68만3164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군도'가 세운 오프닝 스코어 신기록을 1주일 만에 갈아치웠다. 이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세운 역대 평일 최고 스코어도 넘어선 기록이다. 또한 개봉 36시간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군도'보다 빠른 속도로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예매율도 61.4%(31일 오후 1시34분 기준)의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주말 동안 흥행 신기록 수립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 '해적'과 '해무', 코미디-드라마로 차별화

'군도'와 '명량'으로 시작된 한국영화의 선전은 8월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코미디를 내세운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 감독 이석훈), 드라마에 초점을 맞춘 '해무'(감독 심성보)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다음달 6일 개봉하는 '해적'은 조선의 건국을 앞두고 고래가 국새를 삼켜버리는 사건을 둘러싸고 해적과 산적, 개국 세력이 벌이는 모험을 그린 영화. 김남길, 손예진이 주연을 맡았다. 올 여름 한국영화 흥행 대작들 중 유일한 코미디라는 점에서 다크호스로 여겨진다. 최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는 극중 해적 출신으로 산적이 되는 철봉 역을 맡은 유해진의 코믹 연기가 좋은 평가를 얻었다. 손예진의 첫 액션 도전도 관전 포인트다.

8월13일에는 '해무'가 개봉한다. '살인의 추억'에서 감독과 각본으로 만났던 봉준호-심성보 콤비가 이번에는 제작자-감독으로 다시 만났다. 연우무대가 창립 30주년으로 올린 동명의 연극이 원작이다. 밀항에 나선 배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보여주는 갈등을 통해 심도 깊은 드라마로 인간성을 파고들고 있다. 주인공인 선장 철주를 연기한 배우 김윤석은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를 재밌게 봤다면 '해무'도 재밌을 것"이라며 "블록버스터라고 하기에는 알찬 내용이 가득하다"고 설명했다.

대작들의 연이은 개봉은 관객들에게는 행복한 선택의 고민이다. 영화 관계자들도 한국영화의 흥행 대결이 상반기의 침체를 넘어설 타개책이 되길 바라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임성규 홍보팀장은 "제작비 100억대 이상의 각각의 장점의 뚜렷한 영화들이 다양하게 나와 관객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군도'와 '명량'이 만든 긍정적인 분위기가 8월에도 계속돼 '해적'을 비롯한 다른 작품들에도 많은 관객들이 몰릴 것 같다"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각각의 작품들이 고루 흥행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장병호 기자 solanin@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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