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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동작을 표 차 929, 무효표 1403 … 뒤늦은 단일화에 땅을 친 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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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달 30일 치러진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나경원 당선자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의 운명을 가른 건 무효표인 1403표였다. 개표 결과 나 당선자는 3만8311표(49.9%)를 얻어 3만7382표(48.7%)에 그친 노 후보를 929표 차이로 눌렀다. 두 후보의 득표 차보다 무효표가 더 많았던 것이다.

개표 참관인들에 따르면 무효표의 대부분은 선거 직전 노 후보를 지지하며 사퇴한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전 후보의 표일 가능성이 크다. 무효표가 모두 노 후보에게 더해졌다면 400여 표 차로 이길 수 있었던 셈이다. 또 야권후보 단일화에 참가하지 않은 노동당 김종철 후보는 1076표(1.4%)를 얻었다. 미미한 지지율이지만 노 후보와 더하면 50.1%로 역시 나 당선자를 0.2%포인트 앞선다. 결과적으로 시기를 놓쳐버린 ‘뒷북 연대’가 야권 패배의 한 원인이 됐다.

야권 단일화가 이뤄진 건 불과 선거를 6일 남겨놓은 지난달 24일이었다. 이 무렵 투표용지는 이미 인쇄된 상태였다. 동작을 유권자들은 사퇴한 2번 기동민 후보의 이름이 인쇄된 투표용지를 받았고, 2번을 찍은 표는 모두 무효표 처리됐다. 동작을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무효표 평균이 309.3표인 점을 감안하면 네 배가 넘는 무효표가 나온 셈이다.

무효표가 희비를 가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6·4 지방선거 때도 경기지사 선거에서 무효표가 14만9886표에 달했다. 당시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와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간 표 차(4만3157표)의 세 배가 넘는다. 백현종 통합진보당 후보가 선거를 사흘 남겨놓고 사퇴하면서 대거 무효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김경희 기자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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