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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방만경영·잦은 사고…코레일, 국민 상대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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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개선 이유 할인제 폐지

사실상 요금 인상… 부담 떠넘겨

대표적인 방만경영 공기업으로 지탄받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자구 노력은 뒷전으로 미룬 채 애꿎은 국민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 다른 공공기관과 달리 부채 감축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한 개선 계획은 내놓지 못한 상황에서 수익성을 개선한다며 엉뚱하게 KTX 주중 요금·역방향 할인 폐지안을 들고 나왔다. 최근 열차 충돌로 승객 사망 사고를 촉발하며 안전불감증까지 노출한 코레일이 국민을 ‘봉’으로 보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31일 코레일과 코레일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이들은 아직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 따른 ‘부채감축 계획’과 ‘방만경영 개선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전체 38개 방만경영 개선실적 평가대상 공공기관 중 최소 23개 기관이 개선 이행에 합의한 상황이다.

세계일보

코레일 노사는 ▲퇴직금 평균임금 산정시 성과급 제외 ▲장의비 지급기준 조정 ▲의료비 지원 폐지 ▲경조사비 지급기준 공무원 기준으로 조정 ▲휴가제도 개선 등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용산 역세권개발 사업이 좌초한 이후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야심 차게 추진한 서울역 북부 역세권 개발 사업 역시 광장 추가 조성을 요구하는 서울시와의 갈등으로 올해 내 실현이 어렵다는 전언이다.

더 큰 문제는 코레일에 대한 국민의 불안이다. 세월호 사태 뒤 범국가적으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코레일은 지난 22일 강원 태백역에서 발생한 무궁화호와 관광열차 O-트레인의 충돌로 승객 1명이 사망했다.

이런 가운데 코레일은 현재 시행 중인 할인제도 중 종전 주중 월∼목요일 할인을 전 요일 정상운임으로 일원화하고, KTX 역방향 및 출입구 석과 철도이용 계약수송 할인을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코레일은 수요 확대를 이유로 이용률이 비교적 낮은 월∼목요일에 KTX는 7%, 새마을·무궁화호 열차는 4.5%의 요금을 할인해왔다. 또 KTX 역방향과 출입구 석은 5%, 철도이용계약수송은 10%를 할인했다. 따라서 이번 조치로 요금이 인상된 것이다.

코레일이 강성 노조와의 합의에 의한 근본적인 경영 정상화보다는 힘없는 국민을 대상으로 한 사실상의 요금 인상으로 채산성을 개선하는 방법을 택했다는 비난이 이는 대목이다. 요금 개편안 공개 시점도 의문을 낳고 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국회의원 재보선 선거일에 이런 개편안을 공개하는 게 지극히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코레일이 개편안에 대한 여론 반응을 떠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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