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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1조 손실 악몽 재현하나…현대차 결국 파업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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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난관에 2개월간 교섭 진전없이 끝나

휴가 뒤 내달 중순 파업 찬반투표

환율 실적악화 리 악재에도 파업 못 피해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환율에 따른 실적 악화 수입차의 공세 등 악재에 봉착한 현대자동차(005380)가 올해도 파업을 피해가지 못할 전망이다. 현대차 노사가 여름휴가 직전까지 벌인 임금협상이 통상임금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렬됐다. 지난해 단체협상 결렬로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봤던 현대차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31일 오후 3시 울산공장에서 임금협상 14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곧바로 노조측이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앞서 지난 29일 13차 교섭에서 사측에 통상임금 범위 확대,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해고자 복직 등 요구안에 대해 일괄제시안을 내라고 요구했지만, 이날 협상에서 사측이 안을 내지 않자 교섭이 결렬된 것이다.

노조는 “참을 만큼 참았다”며 “사측에 일괄 제시안을 요구했지만 회사가 아직 다뤄야할 안건이 많다며 안을 내지 않자 결렬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사 양측은 지난 6월3일 상견례 이후 약 2개월간 임금인상과 통상임금 확대 등에 대해 교섭을 벌였다. 하지만 통상임금 확대안에 대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성과가 없이 파업을 앞둔 여름휴가를 보내게 됐다.

현대차 노조는 곧바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고 여름휴가가 끝난 뒤 8월 중순에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차 측은 협상결렬 후 “노조 요구안 하나하나를 심도있게 논의해야 하는데도노조가 성급하게 결렬선언을 한 것은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경제의 중요한 부분을 맡고 있는 현대차가 노사 불협화음으로 협력업체와 국내외 고객들에게 불안과 불편을 안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대화를 통한 협상 마무리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양측의 갈등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확대하는 안에 대한 회사의 거부 방침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한국GM과 쌍용자동차는 앞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안에 대해 노사가 동의하고 임단협을 마무리 한 상황이다. 현대차 노조는 이 사례를 들어 사측에 통상임금 범위 확대를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다른 자동차 업체가 통상임금을 확대하는 데 동의한 것은 개별적으로 진행한 소송에서 사측이 패소에 가까운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현대차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나온 후 논의하자고 미뤄왔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 “통상임금 해결 없이는 임협 타결도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체제로 돌입하면 현대차는 올 하반기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해 진다. 현대차는 지난해 단협 결렬로 15일간 울산생산라인이 중단되면서 차량 5만 191대를 만들지 못해 1조 225억원의 생산차질을 빚었다. 이를 포함해 지난 한해 동안 노조의 각종 파업인한 손실액은 2조203억원이다.

현대차는 환율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로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6.9% 줄었다. 내수 시장도 수입차의 공세로 시장점유율이 예전만 못하다.

현대차는 지난 24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에 대해 “신형 제네시스의 해외 판매가 호조세를 띠고 있어, 국내 공장의 생산량을 늘려 해외 수요를 충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 되면 이러한 실적 개선안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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