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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野 재보선 참패…대권경쟁의 재구성 재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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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정계은퇴·안철수 대표사퇴로 일변

박원순, 상대적 유리…문재인도 '건재'

연합뉴스

안철수 사퇴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재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31일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2014.7.31 . zjin@yna.co.kr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강건택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의 7·30 재·보선 참패의 쓰나미가 할퀴고 간 자리는 많은 생채기를 남겼다.

패장이 된 안철수 공동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고 평당원으로 돌아간 31일, 불모지인 수원병(팔달)에 '구원등판'했다 패배한 손학규 상임고문은 정계은퇴를 전격 선언하며 '자유로운 시민'으로 돌아갔다. 야권 잠룡들의 '대망론'이 연이어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었다.

안 대표의 추락에 이은 손 고문의 갑작스러운 '퇴장'으로 난립 양상을 보여온 야권의 차기 대권경쟁 구도도 급격히 요동치게 됐다.

특히 손 고문의 은퇴선언이 야권내 차기주자군의 세대교체를 촉발하는 신호탄이 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야권의 잠룡 가운데 이번 재보선 패배의 '직격탄'을 맞은 인사는 선거를 진두지휘한 안 대표와 '선수'로 직접 출전했던 손 고문, 김두관 전 경남지사이다.

지난 3월 이후 수차례 리더십의 시험대에 올랐던 안 대표는 재보선 완패라는 참담한 성적표에 무릎을 꿇으면서 대권가도에 급제동이 걸릴 정도로 크나큰 상처를 입었다. 6·4 지방선거에서 '어정쩡한 성적'으로 대선주자 순위에서 밀린 뒤 '새정치'의 깃발은 퇴색했고, 취약한 당내 기반으로 인해 입지는 더욱 위축된 상황이다.

2007년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야권으로 넘어온 손 고문은 이날 "정치에는 들고 날 때가 분명해야 한다", "지금은 제가 물러나는 게 순리"라는 말을 남기고 21년 정치인생을 마감했다. 야권의 대권주자 명단에서 1명의 이름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한때 연대설이 나돌 정도로 '우호적 모드'가 형성됐지만, 지난 3월 통합 후 갈등관계에 놓였던 두 사람이 공교롭게도 재보선 패배 앞에서 나란히 좌절을 맛보게 된 것이다.

지역적 지지기반인 영남권을 넘어 '전국적 인물'로 발돋움하기 위해 연고가 없는 경기 김포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김 전 지사도 분루를 삼키면서 당분간 시련기를 맞게 됐다.

반면 박원순 서울시장과 문재인 의원 등 후폭풍에서 한발짝 비켜선 주자들의 '공간'은 상대적으로 열리게 되는 등 부침이 엇갈리고 있다.

6·4 지방선거 때 여유있는 스코어 차이로 재선에 성공해 '주가'를 높였던 박 시장은 당분간 '장외'에서 유력주자로서 존재감을 과시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지방선거 이후 일부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특히 '동지적 관계'를 이어온 안 대표의 위상 축소는 그 대안 카드로서 야권 지지층의 시선을 그에게로 돌리는 측면이 없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박 시장은 자신의 측근인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공천파동의 우여곡절 끝에 도중하차하며 원내 교두보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서울 동작을에서 자칫 연출될 수 있었던 '나경원 대 박원순'의 간접 리턴매치라는 구도를 피해감으로써 선거결과에 따라 내상을 입을 수도 있는 위험부담은 사라진 상태였다.

김한길·안철수 대표의 공동퇴진으로 당이 구심점을 잃은 상태에서 신주류와 긴장관계를 형성해온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좌장인 문 의원도 당 재건 과정에서 보폭을 넓혀가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자신이 총력지원에 나섰던 경남 지역에서 '이변'이 일어나지 않은데다 자신이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았던 정의당 노회찬 동작을 후보가 석패하긴 했지만, 선거 책임론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차기 대권 도전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는 당권 경쟁에 직접 뛰어들며 전면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지방선거에서 재선가도에 진입, 차세대 대권주자 반열에 뛰어오른 486의 안희정 충남지사의 행보에도 야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적자론'를 내세운 그가 차기 대권에 뛰어들 경우 문 의원과 '선의의 경쟁' 관계로 전환되며 친노 진영의 분화를 재촉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차기 대권시계에서 적잖은 시간이 남은 만큼 예상치 못한 '제3의 인물'이 등장, 구도 자체가 또다시 출렁일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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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은퇴 인사하는 손학규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상임고문이 3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정계은퇴를 전격 선언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손 고문은 7·30 경기 수원 병(팔달) 보궐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2014.7.31 z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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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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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하는 문재인 의원 (대전=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지난 29일 오후 대전 대덕구 법동에서 박영순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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