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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현장르포] 전력 남아 멈춰선 발전기.. 1년 전과 사뭇 달라 올해 블랙아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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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위기 이후 1년, 서울화력발전소를 가다

파이낸셜뉴스

전력수급 위기 후 1년, 지난달 25일 서울화력발전소 직원들은 전력수급 돌발 상황 시 언제든지 풀가동이 가능하도록 철저한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발전소 직원이 설비의 이상 유무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전력수급 상황은 안정적입니다. 하지만 비상상황 발생시 언제든지 발전기를 풀가동할 수 있는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7월 25일 찾은 서울 당인동 서울화력발전소에 들어서자 안내를 맡은 김성오 차장이 가장 먼저 꺼낸 말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최악의 전력수급 상황을 맞았다. 부품 성적서 위조로 인해 원자력발전소 3곳이 멈췄고, 이에 전력수급 상황이 한계에 도달했던 것. 이로 인해 다른 모든 발전소들은 비상태세로 임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서울화력발전소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여름 내내 최대출력을 유지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나 전력난을 벗어난 현재 서울화력발전소는 나름 여유를 찾은 모습이었다. 다만 전력수급 돌발상황 시 언제든지 풀가동이 가능하도록 철저한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서울 시내 유일의 발전소

일제강점기인 1930년 준공된 서울화력발전소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화력발전소이자 서울 시내에 위치한 유일한 발전시설이다. 서울지하철 2호선 합정역에서 승용차로 10분 이내에 도착할 만큼 가깝다.

서울화력발전소는 시간이 지나면서 발전연료도 교체해왔다. 초창기 석탄화력에서 1980년대 저유황유로 발전연료를 교체했고, 1993년에는 액화천연가스(LNG)로 또다시 교체해 사용하고 있다. 초창기에 사용했던 발전기 1~3호기는 현재 폐기했고 4호기(1971년)와 5호기(1969년)만 가동 중이다. 4호기와 5호기의 발전용량은 각각 137㎿와 250㎿로 이는 서울지역 전력수요의 3.7%에 해당하는 규모다.

우리나라의 발전소는 출력과 사용하는 연료 등에 따라 발전기 가동 순위를 결정하고 있다. 발전단가가 가장 저렴한 원자력발전이 가장 우선순위에 있으며, 석탄화력-LNG화력 등으로 순서가 매겨진다. 이 같은 순서에 따라 LNG를 사용하는 서울화력발전소는 발전기 가동 순위에서 후순위에 있다.

결과적으로 이날 찾은 서울화력발전소의 발전기는 멈춰 있었다. 터빈실 특유의 굉음과 고열을 찾을 수 없었다. 이는 이날 오전에 내린 장맛비로 기온이 떨어진 데다가 전력수급 상황이 좋다 보니 아직까지 발전기를 멈추고 대기상태에 들어가 있다는 게 서울화력발전소 측의 설명이다.

김 차장은 "LNG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청정연료지만 가격이 비싸 발전단가가 높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며 "전력수요가 늘어날 때 LNG발전소의 가동도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비상 가동 태세 철저히 유지

이처럼 여유를 찾은 서울화력발전소지만 언제든지 발전기를 가동할 수 있는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중앙제어실에 들어가자 직원들은 여전히 분주한 모습이었다. 중앙제어실 직원들은 모니터와 제어장치 등을 통해 장비들의 온도 변화, 오일 누수 체크, 가스 압력 등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여기에 2시간에 한번씩 터빈실에 내려가 장비의 이상유무를 확인하고 있었다.

또 서울화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중부발전은 하절기를 맞아 발전기 무고장운전을 위한 발전설비 특별관리에도 들어간 상황이다.

지난 6월 2일부터 오는 10월 2일까지 무고장운전을 위한 '123 프로젝트'를 대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따르면 고장정지 방지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운영하고, 발전운전원을 제외한 설비부서 전 직원에게 발전설비 1기를 지정해 관리토록 하고 있다. 아울러 긴급복구 인력을 상시 대기조로 운영해 고장 시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조치해 놓았다.

김 차장은 "전력수급 상황이 지난해보다 나아졌지만 돌발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준비태세는 지난해보다 더 철저해졌다"며 "두 시간에 한 번씩 발전기 점검을 통해 언제든지 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변화 준비하는 서울화력

발전소 옥상으로 올라가자 바로 옆 복합화력발전 지중화 건설현장이 눈에 띄었다. 서울화력발전은 2016년 9월까지를 목표로 세계 최초로 대용량 지하발전소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도심 지하에 건설되는 이 발전소는 발전용량 800㎿(400㎿×2기), 열공급량 530Gcal/h급으로 공사기간은 52개월, 총 사업비는 1조181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지하에 발전설비를 설치하다 보니 지하수나 인근의 한강물이 발전소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차수벽 설치가 필수적이다. 포클레인과 같은 장비들이 붉은 색 표시에 따라 굴착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발전소 지중화를 위한 첫 번째 단계인 차수벽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게 김 차장의 설명이었다.

새로운 발전소는 발전효율 개선과 최신 환경설비 구축으로 연간 1014억원의 에너지 절감과 연간 27만4000t의 이산화탄소 절감이 기대된다. 또 서울의 전력사용량 10%를 공급하고 마포, 여의도 등 약 10만가구와 주요 공공시설에 난방열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 지상부지와 기존 4.5호기 발전설비를 활용해 문화가 살아숨쉬는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로 조성될 예정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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