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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거지 목사 구속, '실로암 연못의 집' 원장 횡령한 액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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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일명 ‘거지 목사’로 세간에 잘 알려진 원장이 구속됐다.

춘천지방검찰청은 병원 치료가 필요한 시설 입소자를 방치해 숨지게 하고 거액의 기초생활수급비 등을 횡령한 혐의로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실로암 연못의 집’ 원장 A목사(거지 목사)를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거지 목사’로 잘 알려진 A목사는 지난해 3월 홍천군 서면의 장애인시설 내 욕창 환자인 B씨를 제대로 돌보지 않아 병세가 심해졌음에도 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목사는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시설 내 장애인 36명의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 연금 등 5억8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조사결과 A목사는 시설 내 장애인들을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감금하고 유기하는 등 장애인 인권침해 사실도 드러났다고 검찰 측은 설명했다.

이 같은 거지 목사 스토리는 지난해 9월1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세상에 본격 드러났다.

당시 방송은 장애인 시설 실로암 연못의 집을 운영하는 A목사의 이중생활에 대해 파헤쳤다.

가락시장을 누비면서 잡동사니를 팔아달라고 구걸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불편한 다리의 거지는 어느 날 양복을 빼 입고 전도를 하기 시작했다. 장애를 가진 자신을 매몰차게 대했던 세상의 설움을 신앙으로 극복했다는 이 남자는 자서전을 낸 후 여러 매체를 통해 인생역전 이야기를 알렸다.

일명 ‘거지 목사’는 자신과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을 돌보는 데 평생을 바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거지 목사는 장애인의 명의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유흥비로 탕진해 장애인 가족들에게 빚을 남겼다. 거지목사는 명의 도용 카드로 노래주점, 호텔, 피부 관리실 등을 다니며 호사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홍천군은 방송을 통해 각종 인권침해가 알려지자 해당 시설을 폐쇄하고 입소자 전원을 분리 보호하는 등 행정조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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