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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KBS vs.MBC-SBS 日 예능, 어쩌다 싸움판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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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윤가이의 실은 말야] 힘든 평일, 다사다난한 한주를 마감하며 편하게 찾아 보던 주말 예능 프로그램들이 자기네들끼리는 웃지 못할 극단의 상황에 놓였다. 간판 3사의 방송 시간 경쟁이 잠잠해지기는커녕 갈수록 피터지는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 것. 보이지 않는 곳에선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이 때문에 늘어난 지루한 방송 시간 탓에 시청자들도 방황 중이다.

어제(30일) SBS는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런닝맨)'의 편성 시간을 10분 앞당겼다고 발표하면서 그 사유로 KBS의 변칙 편성을 들었다. 한주 전 MBC가 '일밤'의 편성 시간을 당기면서 KBS를 꼬집었던 것과 똑같다. 이번 주말엔 MBC가 앞당겼던 시간을 되돌려 통상적인 시간에 방송을 시작할 것이란 입장을 취했지만 이번엔 SBS가 앞당기고 나서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일단 MBC와 SBS는 나란히 'KBS가 먼저 룰을 깨고 변칙 편성했다'는 입장을 취하며 항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KBS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신경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라 신경전의 골이 깊어지는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SBS 편성 관련 고위 관계자는 이날 “문제는 MBC와 SBS가 편성 시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KBS가 이를 합의하려 하지 않고 비상식적인 일을 하기 때문”이라면서 “지상파 예능에서 주말 시간대가 중요한데, KBS의 욕심 때문에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게 된 것이다. 사상 초유의 사태다”라고 아쉬워했다.

관계자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PD들은 과중한 업무를 감당해야 하고, 시청자들은 늘어난 방송 시간에 항의가 폭주하고 있다”면서 “합의하려고 해도 KBS의 반대 이유는 꼼수다. 지금의 상황이 개탄스럽다. SBS와 MBC가 4시에 방송을 시작하면 KBS는 3시 50분에 시작하려고 할 것”이라고 KBS를 비판했다.

마찬가지로 MBC 측은 “MBC와 SBS는 제작과 편성본부 모두 더 이상의 방송 시간 확대는 무의미하다는 기본 원칙에 동의를 한 상태다”라면서 “KBS가 이 같은 기본 원칙에 동의하지 않고 변칙 편성을 하고 있는 욕심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SBS와 MBC 방송 시간 확대 경쟁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3사 합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가운데 KBS는 두 방송사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KBS는 편성은 고유 권한이라면서 3사 합의에 동참할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KBS 예능국장은 “'해피선데이'와 동시간대 방송되는 타사 프로그램들이 10분을 당기든 20분을 당기든 개의치 않는다. 우리는 편성을 준수하며 우리만의 재미를 담는데 충실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편집을 하는 과정에서 재미가 있으면 더할 수 있고, 아니라면 덜 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의 사랑이 중요하다. 지금 형태를 유지하며 발전해 나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개인적으로 편성은 방송사 자율적으로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실상 이 같은 방송 시간 확대 경쟁은 KBS가 지난 해 말부터 ‘해피선데이’ 방송 시간을 조금씩 앞당기면서 시작됐다. MBC와 SBS 역시 KBS 방송 시간에 맞춰 시간을 조금씩 앞당기며 시청자 선점 싸움을 벌였다. 조금이라도 먼저 방송을 시작해 시청률을 높이겠다는 지상파 3사의 편성 전쟁이 발발한 것. 특히 시청률 경쟁이 극심해진 지난 4월 이후 일요일 예능프로그램들이 오후 4시 10분까지 앞당겨지면서 확대 편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편성 경쟁의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다가오고 있다. 현재 일요일 오후 예능프로그램은 방송 시간이 3시간 30분을 넘기면서 지루하고 압축적인 재미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웬만한 영화 한편보다 긴 예능프로그램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피로도가 극심해지고 있다.

issue@osen.co.kr
<사진> KBS, MBC,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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