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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AG 야구 대표팀, 금메달과 군 면제 부담감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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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외에는 대표팀 구성 의미 퇴색…양날의 검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인정받을 수 있는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인천 아시안 게임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야구팀 이야기다.

야구대표팀의 구성을 보면 개인 성적이 아닌 군 면제 혜택이란 동기 부여를 통해 경기력 향상을 꾀하는 듯 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금메달 외에는 아무 의미가 없는 엔트리이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는 지난 28일 아시안 게임에 출전할 국가대표 야구팀의 최종 엔트리 24명을 확정, 발표했다. 동의대 홍성무를 포함한 13명이 군 미필자다. 국제대회 경험이나 올 시즌 성적보다 군 면제 혜택을 먼저 고려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술위원회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을 위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류중일 감독도 미필자를 다수 선정한 것과 관련해 “아시안 게임 우승을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면제 혜택을 노리는 선수들의 욕구를 성적으로 극대화하겠다는 속내다. 실제 아시안 게임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군 미필 선수들도 금메달을 따내 면제 혜택을 받겠다는 의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뉴스1

한국야구위원회와 대한야구협회 관계자들로 구성된 기술위원회가 군면제 혜택으로 대표선수들의 선전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를 알렸다. 그러나 금메달 외의 성적표를 받을 경우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뉴스1DB


하지만 잡음은 빨리 잠잠해지지 않고 있다. 원칙을 지키지 않은 인선 탓이란 지적이다. 반드시 우승을 해야 하는, 우승 이외에는 비난의 화살을 피할 도리가 없는 엔트리이기도 하다. 그만큼 국가대표 야구팀의 우승에 대한 부담감은 커지게 됐다.

류중일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군 미필자에 대한 고려는 없다”, “성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할 것”이라는 등의 말로 대표팀 구성 원칙을 강조했다. 결과는 절반이 넘는 52%의 선수가 미필자였다. '군 면제 혜택을 위한 국가대표'라는 소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결국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 국가대표 야구팀은 금메달을 따내지 못하면 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게 됐다.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대표팀 구성 원칙부터 기술위원회의 선발 과정까지 비난을 감수해야 할 처지다.
프로선수 중심의 국가대표 야구팀은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차전 탈락의 쓴맛을 봤다. 어느 대회든 아무리 금메달 후보라 해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 공은 둥글기 때문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은 원칙에서 벗어난 선수 발탁으로 후폭풍을 겪고 있다. 여기에다 16강 진출에 대한 부담감이 경기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야구 대표팀이 본보기로 삼아야 할 일이다.

일시적인 투타의 부조화, 작은 실책 하나에도 언제든 승패는 엇갈릴 수 있다. 아무리 일본과 대만만 이기면 된다지만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 축구대표팀 이상의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출전 선수에 대한 고려도 부담이다. 병역법 시행령 68조 11항은 '올림픽에서 3위 이상으로 입상한 선수와 아시안 게임에서 1위로 입상한 선수에게 체육요원(보충역)으로 편입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실제 경기에 출전한 사람만이 해당한다’는 단서 조항도 있다.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하고 최소 한번은 대주자, 불펜, 대타로 그라운드에서 플레이를 해야 군 면제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야구 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했다고 해서 모두 병역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며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다는 것으로만 혜택을 받을 수 없고, 실제 경기에 출전한 군 미필 선수만이 보충역인 체육요원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군 면제 혜택을 최대화하겠다'는 대표팀의 입장에서는 군 미필 선수의 컨디션이 좋지 않더라도 출전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자칫 선심성 출전 결정이 패전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 메달의 색깔을 바꿀 가능성을 배제하긴 힘들다.

'금메달을 위해 최적화시켰다'는 아시안 게임 야구대표팀이 단단한 팀워크와 최상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자기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서울=뉴스1스포츠)임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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