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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담보대출 말란 거냐" 저축銀·캐피털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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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LTV·DTI 완화 / 고객이탈 '비상' ◆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로 제2금융권이 비상이다.

고객들의 대출 '갈아타기'로 자금이 급속도로 빠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시장 규모는 총 504조4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18.7%가량인 94조4000억원이 상호금융, 저축은행, 비카드 여신전문금융회사(캐피털) 등 제2금융권 대출액이다. LTVㆍDTI가 완화되면 제2금융권에서 빌렸던 고금리 대출을 제1금융권 저금리 대출로 전환할 여지가 높아 소비자들의 '갈아타기' 러시가 이어질 수도 있다. 100조원에 가까운 시장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가장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곳은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55조5000억원에 달하는 상호금융사들이다. 은행권에서 LTV 50%를 연 3%대 주택담보대출로 돈을 빌리고 나머지 LTV 비율(최대 85%)만큼을 연 4~5%대 금리로 상호금융에서 빌린 기존 소비자의 경우, 상호금융 대출액을 시중은행으로 돌릴 여지가 높다.

다른 제2금융권보다는 비교적 적은 1조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저축은행들은 희비가 엇갈린다. 개인신용대출을 주력으로 삼았던 저축은행들은 그나마 낫다. 하지만 총대출자산의 30~40%가량이 주택담보대출인 저축은행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저축은행의 한 임원은 "이번 결정은 제2금융권은 담보대출을 아예 하지 말라는 의미인 것 같다"며 "관계형 영업을 하라는 것이 당국의 입장인데 저축은행의 형편에 맞지 않는 점이 많고 저신용자들만 제2금융권이 떠안게 돼 리스크가 더 커질까봐 우려된다"고 밝혔다.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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