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장마 '난자리' 태풍·폭염이 채운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장마 29일 종료, 내달 1일부터 태풍 영향…30일 서울 낮 33.4도 등 '폭염'

뉴스1

 


올해 장마가 지나갔다. 후반에 들어서야 몇몇 지역에 '물폭탄'을 뿌리며 겨우 '체면치레'는 했지만 장마기간 동안 서울 등에 평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비가 내렸다. 장마답지 못한, 말 그대로 '마른 장마'였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가 29일 사실상 끝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날 "29일 일부 지역에 장마전선 영향을 받아 내렸던 비를 끝으로 올해 장마는 사실상 끝났다"고 설명했다.

당초 기상청은 30일 제주도 등에 장마전선 영향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날 비는 장마전선이 아닌 기압골 영향인 것으로 결론 내리고 올해 장마종료일을 29일로 분석했다.

◇강수량 평년 절반에도 못 미쳐…의성 강수량 평년의 14%

'마른장마'는 중부지방에서 두드러졌다. 더욱이 장마기간도 평년보다 짧아 장마기간 동안 내린 비의 양이 평년의 40%에도 못 미쳤다.

올해 중부지방에서 장마는 평년(6월24~25일)보다 8~9일 늦은 지난 3일 시작해 평년(7월24~25일)보다 4~5일 늦은 29일 끝났다.

장마기간 동안 중부지방에서 평균 139.9㎜의 비가 내려 평년 장마기간 30년 평균(366.4㎜)에 대비해 강수량이 38.2%에 그쳤다. 강수일수도 평년에는 17.2일이었던 게 올해는 12.1일에 불과했다.

특히 장마기간 동안 추풍령에는 13일에 걸쳐 69.8㎜의 비가 내렸다. 강수일수로 따지면 평년의 70% 수준이지만 내린 비의 양이 많지 않아 강수량은 평년(344.0m)의 20.3%에 그쳤다.

춘천과 원주도 사정이 비슷했다. 춘천에서는 올 장마기간 동안 11일에 걸쳐 87.2㎜의 비가 내렸고 원주에서는 11일에 걸쳐 102.8㎜의 비가 내렸다. 두 지역에서는 평년 대비 각각 21.3%, 25.6%의 비가 내렸다.

서울에서는 장마기간 초반에는 거의 비가 내리지 않다가 후반 들어 곳곳에서 집중호우 등이 발생해 그나마 평년대비 43.4%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올 장마기간 10일에 걸쳐 185.9㎜의 비가 내렸다.

전라남북도 지역에서는 비교적 비가 자주 내렸지만 장마기간 경북 의성의 강수량이 평년의 14% 수준에 그치는 등 남부지방의 사정도 대체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올해 남부지방 장마는 평년보다 9일 늦은 지난 2일 시작해 평년보다 5~6일 늦은 29일에 끝났다.

이 기간 남부지방 전체 평균(평년대비) 강수량은 145.9(41.9%)㎜, 평균 강수일수는 15.7(91.8%)일이었다.

남부지방은 지역별로 편차가 특히 심했다. 전남 고흥에서는 19일에 걸쳐 301.3㎜의 비가 내려 평년대비 강수량이 83%에 달했고 정읍에서도 250.4㎜(평년대비 70%)의 적지 않은 비가 내렸지만 경북 의성과 문경에서는 강수량이 각각 38.8㎜(평년대비 14%), 55.5㎜(평년대비 15%)에 그쳤다.

지난달 17일부터 장마가 시작돼 평년보다 장마가 10일 이상 오래 지속된 제주도에서는 기간이 긴 만큼 내린 비의 양도 평년보다 많았다.

제주도에서는 장마기간 동안 21.5일간 443.3㎜의 비가 내려 평년(18.3일·398.6㎜) 수준을 웃돌았다.

올해 제주도와 남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고 중부·내륙지역에서는 '마른 장마'가 이어진 이유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예년과 달리 우리나라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약한 엘니뇨가 발생하는 해인데 엘니뇨가 발생하면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크게 나타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엘니뇨 등 영향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그 외에 대륙·오호츠크해 기단도 우리나라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아 장마기간 비가 조금 내렸다"고 설명했다.

◇장마 '난자리' 태풍이 채운다…폭염, 열대야도

장마가 끝나기 무섭게 태풍이 잇달아 발생했다. 기상청은 29일과 30일 각각 제11호 태풍 '할롱(HALONG)'과 제12호 태풍 '나크리(NAKRI)'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30일 오후 3시 현재 괌 북북서쪽 약 90㎞ 부근 해상에 머무르고 있는 중심기압 992hPa, 최대풍속 22㎧, 강풍반경 250㎞인 약한 소형 태풍인 할롱은 다음달 4일 이후 중심기압 950hPa 이하의 강한 중형급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리나라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

뒤이어 발생한 나크리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30일 오후 3시 현재 중심기압 994hPa, 최대풍속 21㎧, 강풍반경 350㎞인 약한 중형급 태풍인 나크리는 일본 오키나와 남남동쪽 약 480㎞ 부근 해상에 머무르고 있다.

나크리는 이후 북진 또는 북북서진해 우리나라 근처로 접근하는 1일부터 점차 해상에 영향을 주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2일부터는 제주도를 시작으로 한반도가 직접영향권에 들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 태풍센터 관계자는 "나크리가 북상하며 우리나라에 직·간접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이후 발표되는 기상정보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마가 지나가자 폭염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장마 마지막날인 29일 밤과 30일 아침 사이 서울에서는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돼 열대야가 나타났다.

또 장마가 끝난지 하루 뒤인 30일 경북 의성의 수은주는 37도까지 치솟았고 서울에서도 낮 기온이 33.4도까지 올라 19일만에 서울에 다시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이 밖에 이날 낮 최고기온은 청송 36.7도, 대구 36.3도, 밀양 36.0도, 전주 35.5도, 안동 35.3도, 청주 35.2도, 천안 34.6도, 문경 34.2도, 대전 34.1도, 제주 34.1도, 광주 33.6도, 서울 33.4도, 홍천 33.2도 등까지 올랐다.

31일 영남지방 등에서는 흐리고 비가 내려 해당 지역에서는 더위가 '주춤'하겠지만 서울·대전·전주 등에서 낮 기온이 33도까지 오르는 등 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

이후에도 남부지방은 나크리 영향 등으로 다음달 2~3일에는 비가 내려 크게 덥지는 않겠지만 서울과 대구 등에서는 낮 최고기온이 32~33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서울=뉴스1)박현우 기자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