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도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슬라이더에 대해 “이제 안 던져서는 안 되는 공이 된 거 같다. 세 경기 연속 슬라이더를 던져서 이길 수 있었다. 이 공을 계속해서 똑같이 던지는 게 중요할 거 같다”며 만족스러워 했지만 체인지업의 부진에 대해서는 “슬라이더, 패스트볼은 좋았다. 그런데 솔직히 체인지업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슬라이더만 생각하다 보니 체인지업에 소홀했던 거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류현진의 13승 도전 키포인트는 "2013 체인지업"의 부활이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조미예 특파원 |
류현진은 2014시즌 분명 진화했다. 시즌 중에 익힌 슬라이더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며 아킬레스건이였던 우타자를 상대하는 요령도 생겼다. 특히 22일 피츠버그전에서 ‘2013 내녀설리그 MVP 해적선장’ 앤드류 맥커친(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게 88마일(약 141km)의 슬라이더를 던져 탈삼진을 잡아낸 장면은 압권이었다.
하지만 2013시즌 위력을 발휘했던 체인지업은 아쉬움이 남는다. 최고투수 클레이튼 커쇼도 부러워한다는 바로 그 체인지업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해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1할6푼4리로 낮았지만 올해는 체인지업에 한해서는 소포모어징크스를 겪으며 3할1푼1리로 크게 높아졌다. 28일 경기에서 버스터 포지에게 맞은 홈런도 체인지업의 제구에 애를 먹은 것이 크다.
류현진은 올 시즌 2년차 징크스를 비웃고 있다. 다만 진화한 슬라이더와 2013 시즌의 체인지업을 동시에 던질 수 있다면 류현진은 지금보다 더 강력한 선발투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상황은 나쁘지 않다. 류현진은 이미 자신의 문제점은 인식하고 있다. 류현진은 “팔을 올려서 던지다 보니 체인지업의 제구가 문제가 되는 거 같다. 다음 경기부터는 고치겠다”며 체인지업 보완의 의지를 다졌다.
슬라이더의 진화와 체인지업의 보완. 팬에게는 눈여겨볼 관전 포인트이자 류현진에게는 13승을 이룰 키포인트다.
[southjad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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