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데이터랩] 생수 한병도… 'ALL 카드족'이 는다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만원 이하 소액결제 비중 40% 돌파…건당 120원 수수료, 카드업계 마진 적어 울상

2030세대를 중심으로 모든 소비결제를 카드 한 장으로 해결하는 ‘올(All)카드족’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힘입어 전체 카드이용 건수 중 1만원 이하 결제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40%를 돌파했다.

편의점에서 500㎖ 생수 한병도 카드로 긁는 등 결제패턴의 소액화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럴수록 카드사들은 수수료 이문이 남지 않아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헤럴드경제

▶만원이하 결제 사상 첫 40% 돌파
=3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분기말 현재 전체 카드(체크카드 포함) 이용건수 대비 1만원 이하 비중이 41.6%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40%선을 넘어섰다. 작년 2분기보다 2.4% 늘었고, 2년 전과 비교했을 땐 5.6% 증가하는 등 카드결제의 소액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1만원 이하 비중이 40%를 상회한다는 것은 카드를 열번 쓸 때 그 중 네 번 이상을 천원대나 백원대 결제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2분기 현재 5000원 이하 결제 비중도 23.8%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 재작년보다는 3.5% 늘어난 수치다.

특히 체크카드 사용의 소액화 바람이 거세다. ‘빚’ 개념의 신용카드와는 달리 체크카드는 ‘직불’ 방식이어서 카드결제 시스템이 잘 갖춰진 우리나라에선 점차 체크카드가 현금 사용을 대체하는 추세다.

여신금융협회가 카드승인 실적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중 체크카드 1건당 평균결제금액이 2만4910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 5월 소액결제 위주인 편의점 업종에서의 카드사용 점유율이 50.2%로 처음으로 50%를 웃돌았다. 역시 소액결제가 주로 이뤄지는 슈퍼마켓 업종에서의 카드 점유율(68.8%)도 70%대에 육박했다.

헤럴드경제

▶카드사들 소액결제에 냉가슴 =카드사용이 느는게 카드사들에게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가맹점에게 받는 수수료도 많아지지만 동시에 밴사(VANㆍ결제승인대행업체)에게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도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드결제 규모가 떨어질수록 손익분기를 맞추기가 어려워진다.

카드사는 가맹점에게 1.5~2.7%의 수수료를 정률제로 받는 대신 밴사에 주는 돈은 정액제로 건당 평균 120원에 이른다. 가령 소비자가 레스토랑에서 10만원을 결제하면 카드사는 이 레스토랑으로부터 2000원(수수료율 2% 가정)의 수수료를 받고 결제망을 제공한 밴사에게 120원을 떼어주게 된다. 그런데 고객이 슈퍼마켓에서 5000원을 결제하면 100원을 받고 밴사에 120원을 주게 돼 결국 20원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 된다. 카드업계에선 결제액이 최소한 1만5000원 이상이 돼야 수익이 난다고 보고 있다.

헤럴드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수수료 수익에서 소액결제에서 발생한 손실을 고액결제에서 메꾸는 식으로 지탱하고 있다”며 “천원짜리는 카드를 쓰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난처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정훈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신용카드의 보급률과 이용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카드사 입장에선 이에 따른 비효율성도 공존한다”며 “카드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건당 소액 결제 비중이 꾸준히 늘면서 소비자 편익은 증가하고 있지만 카드사들의 수익성에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