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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삼성인이 뽑았어요…이런 후배가 사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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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생활 잘 보내려면 ‘3S’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센스, 사운드, 스피드이다. 군대는 눈치 있게 줄을 잘 서야한다. 또 큰 소리로 복창을 해야 하고, ‘동작봐라’ 소리 안 들으려면 빨라야 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를 명심해야 이른바 ‘고문관’ 소리 안 듣고 무난한 군대생활을 할 수 있다. 직장도 마찬가지다.

시티라이프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인기 있는 사람이 되길 원할 것이다. 인기 몰이에 성공한 직장인들에게는 특별한 공통점이 있다. 여기 그 기준 한 가지를 제시할까 한다. ‘삼성인들이 뽑은 내가 사랑하는 후배’의 조건이 바로 그것이다. 삼성그룹의 블로그인 ‘삼성이야기’에서는 ‘직장인’이라는 코너가 있다. 그 연재물 중에 삼성인들이 뽑은 ‘인정받는 혹은 사랑받는 후배가 되려면’ 항목이 있어 소개한다.

‘삼성고시’에 비유될 정도로 힘든 관문을 뚫고 입사에 성공한 삼성인들, 그 엘리트 집단에서 생각하는 바람직한 후배의 모습은 과연 무엇일까.

모르면 물어봐라, 그러나 물어볼 것만 물어봐라

첫째,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후배’다. 그렇다. 직장에 첫 발을 내딛는 신입사원이나 아직 일이 능숙치 않은 1, 2년 차들은 당연히 업무의 숙련도가 떨어진다. 그것을 탓하는 선배는 없다. 다만 모르는 것을 자의적인 판단으로 처리하고 그 결과물이 기대에 부응치 못하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될 때 선배들은 당황스럽다. 신입사원들은 누구나 큰 포부를 안고 회사에 첫발을 딛는다. 자신의 책상과 사무용 비품을 보는 순간 조직원으로서의 책임감과 직장인으로서의 자존감이 가슴에서 솟구친다. 당연히 자신의 존재감과 이름 석자를 선배와 동기들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 시키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 하지만 직장은 욕심이나 의욕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집단이 아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때 100%의 효율이 발휘되는 것이 바로 회사다.

“선배님, 이 서류는 협조처가 필요한 것 같은데 기획실과 예산실을 거쳐야 하는 것인가요?”라는 질문 하나가 당신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물론 모든 것을 유치원 아이들처럼 물어볼 수는 없다. 보안카드 사용법부터 기본적인 문서 작성에, 점심은 어디서 먹어야 할까요 등 직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일일이 물어보는 것은 자신의 사회 생활 지수가 빵점임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꼴이다. 업무의 방향, 세밀한 일의 진행 등 자신의 위치와 판단으로 해결하기에 부족함이 있을 때 선배의 조언이 필요한 것이다.

둘째, 능동적인 업무태도이다. 모르는 것은 당연히 물어보되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아가는 자세야말로 선배들의 사랑을 독차지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주어진 일 하나만을 위해 하루 종일 낑낑대거나 그 일을 끝냈다고 이어폰 끼고 모니터만 주시하는 모습을 좋아할 선배는 없다. 마무리한 업무를 재검토 해보고, 고쳐야 할것은 없는지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완벽하게 종결되었다면 그 다음 일이 무엇인지 찾고, 혼자서 판단이 되지 않으면 선배에게 질문을 해서라도 새로운 일을 찾아내는 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회사 업무란 끝이 없다. 퇴사하지 않는 한 할 일이 없도록 할 기업은 그 어디에도 없다. 하물며 신입이나 2~3년차 직장인이 ‘오늘 할 일을 끝냈으니 이제부터는 자유!’라는 태도를 취하는 것은 ‘직장생활 오래 할 생각 없다’는 뜻으로 비쳐질 수 있다. 선배들도 자기 일 때문에 정신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게으른 쫄따구’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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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와 능동적 업무태도 장착할 것

셋째, 삼성인들이 뽑은 사랑스런 후배는 ‘인사를 잘하고 예의바른 직원’이다. 회사는 집보다 보내는 시간이 더 많고 부서원들 역시 제2의 가족 같은 존재들이다. 만원 버스에 지하철을 갈아타고 출근해 사무실 문을 여는 순간 밝고 맑은 웃음으로 인사를 건네는 후배의 존재는 그야말로 ‘박카스’처럼 청량하게 다가온다.

직장 예절의 기본은 인사이다. 같은 부서가 아니더라도 타부서 선배나 상사에게 하는 공손한 인사는 당신의 존재를 알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명함 100장을 뿌리는 값어치와 맞먹는 것이다.

점심 시간이나 저녁 회식에서도 마찬가지다. 그 시간 역시 당신에 대한 평가는 계속된다. 식당에서도 상석을 구분할 수 있는 센스, 점심을 산 선배에게 인사를 꾸벅 하고, 눈을 마주보며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는 반듯한 인사 한마디는 또 다시 선배의 지갑을 열게 하는 비법임과 동시에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아주 쉬운 방법이다. 회식에서도 마찬가지다. 불판 위 고기가 활활 타들어가도 제 앞에 놓인 고기만 뒤적이는 태도는 ‘나는 근시안’임을 홍보하는 행위다. 누가 이야기를 하건 대충대충 리액션 시늉이나 하는 것 또한 ‘나는 나에게만 관심 있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런 순간순간들이 모여 ‘저 사람 문제 있군’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이다. 찍힘의 방점은 회식이 끝난 후 귀가 태도에서 나온다. 팀장, 차장, 선배들이 줄줄이 서 있는데 잽싸게 택시를 잡아타고 사라지는 일이 그것이다.

네 번째는 ‘팀의 일원으로 함께 일할 줄 아는 후배’를 꼽았다.

팀원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공동의 목표를 수행할 때이다. 대개의 직장은 팀의 목표와 개인별 목표 또는 프로젝트가 있다. 여기서 신중히 판단해야 할 일이 일의 순서와 경중이다. 먼저 처리해야 할 일이 있고 가장 중요한 일이 있는 것이다. 팀의 일이 먼저일 수도 있고 개인 업무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팀 프로젝트는 엉망이 됐는데 개인 목표를 달성했다고 좋아라할 바보 직장인은 당연히 없다. 하지만 팀 프로젝트만 신경쓰다 개인 목표가 미달 됐을 때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정답은 팀 프로젝트가 우선이다. 팀프로젝트와 개인 업무를 전투에 비유하자면, 개인 업무는 국지전이고 팀프로젝트는 전쟁 전체다. 용감무쌍한 소대가 중요한 고지 하나 점령했다 해도 고지 외곽 지역을 적에게 빼앗긴다면, 고지에 꽂은 깃발이 떨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 아니겠는가. 개인 업무도 빠릿빠릿하게 완수해 나가면서 선배나 동료들과 함께 진행하는 팀 프로젝트에도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자세야말로 전투와 전쟁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는 지름길이다.

마지막으로 꼽은 ‘사랑스러운 후배’는 역시 ‘일 잘하는 직원’이었다. 지금까지 거론된 조건들은 인성과 매너, 세계관에 관한 항목이었다. 차가운 엘리트 집단으로 알려진 삼성 내에서 조차 ‘사랑받는 후배’의 조건으로 ‘예절’을 손꼽았다는 것은 그만큼 소통과 직장인으로서의 올바른 자세가 중요하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인사성 밝고, 팀 일에 열중하고, 모르는 것 자꾸 물어본다고 만사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사랑의 절정’은 ‘업무 능력’에서 나온다는 말이다.

[글 김정훈(프리랜서) 일러스트 포토파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439호(14.08.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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