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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한수진의 SBS 전망대] "스포츠 스타 병역 혜택 논란? 차범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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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 한수진/사회자:
아시안 게임 야구 엔트리가 그저께 발표가 되었습니다. 9개 구단 야구팬들 모두 각자 응원하는 선수가 엔트리에 들어 있나 없나 기대 반, 걱정 반 기다렸는데요. 막상 엔트리가 공개되고 나니 유중일 감독과 기술위원회가 최고의 팀을 만들겠다는 말이 무색해졌습니다. 엔트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니까요. 군 미필 선수들 위주로 명단이 짜여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의 명단으로 구성된 팀도 강한 팀이긴 하지만 선발 과정에 논란이 된 선수들도 포함되어 있어서 이 대표팀이 병역 면제를 위한 팀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보셨죠? 교수님도 아시안 게임 엔트리.

▶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네.

▷ 한수진/사회자:
‘가장 강한 팀을 만들겠다’ 이런 원칙과는 조금 멀어 보인다는 비판이 많아 보이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네, 저도 일면 동의를 하고요. 선수단이 24명인데 병역 미필 선수가 모두 13명이더라고요. 최강팀인가에 대해서 논란이 있는 것 같은데요. 2차 예비 명단에서 최종 명단으로 이번에 걸러져서 확정이 된 것 아닙니까. 병역 미필 선수가 최종에서 걸러진 게 제외 된 게 딱 한 명밖에 없어요. 반면에 이미 병역을 면제된 선수들이 대거 제외가 되었는데 예를 들어서 투수의 윤성환 이라든가, 2루수의 서건창 같은 선수가 제외 된 게 조금 논란이 많은 것 같고, 장원삼이라든가, 김태균, 정근우, 박석민 등이 제외되었는데 포지션 별로 봤을 때는 최고의 선수들이라는 점 때문에 논란이 커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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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어떤 기준으로 스포츠 선수들에게 병역을 면제해 주고 있죠?

▶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1973년에 입법이 된 건데요. 해외에서 국위선양을 하는 체육인과 예술인들에게 혜택을 주자고 해서 시작이 되었는데 제가 알기로는 1976년에 몬트리올 올림픽 해서 금메달을 딴 양정모 선수가 첫 수혜자였고요 그리고 한 매년 20여명 정도가 이 혜택을 받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아시안 게임부터 이야기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아시안게임에 나오는 팀들의 면면을 보면 파키스탄, 몽골, 대만 2군 선수들로 구성되었다고 하고요. 일본 사회인 야구팀, 사실 프로팀들이 상대하기에는 쉬운 팀이잖아요. 게다가 우리 홈이라고 할 수 있는 인천에서 이번 아시안 게임이 열리고. 그래서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것 자체가 병역면제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금메달을 딸 확률이 높은 건 맞나요?

▶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그렇죠, 거기 아시안 게임에 출전하는 팀들을 보면 과거에 파키스탄, 필리핀, 태국, 홍콩, 몽골 이런 나라들이었거든요. 점수들을 보면 대만, 일본, 그리고 중국 정도를 제외하면 14-0, 17-0, 20-0도 있어요. 우리가 득점도 너무 많이 하긴 하지만 문제가 뭐냐면 저쪽 팀들을 우리 팀으로부터 점수를 한 점도 얻어낼 수 없는 실력이라는 거죠. 그래서 문제인데 또 우리의 경쟁 상대인 대만은 대부분 2군 선수들, 일본은 사회인 야구 선수들, 그래서 금메달 못 따면 조금 이상한 것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오는 거고요. 다른 종목과 비교해봤을 때 축구의 경우에는 우리가 아시안 게임에서 우승한 게 1986년도 때 금메달이에요. 이게 서울에서 개최된 아시안 게임이었거든요. 사실은 아시안 게임 우승이 월드컵 16강보다 더 힘든 현실이죠.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지금 이번 야구 같은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는 거고요.

▶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거기 출전을 하면 금메달이 한 뭐 50% 이상 보장된 게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나오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요 교수님, 지난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게임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잖아요. 그 때 오승환 선수가, 끝내기 3점 홈런을 맞았나요, 그랬던 것 같은데.

▶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마지막 일본과의 경기였나요. 끝내기 3점 홈런을 맞아가지고 우리나라가 메달 획득에도 실패했던 경험이 있죠.

▷ 한수진/사회자:
이번에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엔트리에 대한 비난 커지겠어요?

▶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이게 결과를 가지고 판단할 수 없는 건데요. 사실 선수들뿐만 아니라 이번에 문제가 된 게 구단이나 KBO도 아시안 게임이나 올림픽을 일종의 병역 면제의 기회로 여긴다는 거죠. 그것 자체가 불명예스러운 거고요. 사례를 들어보면 2008년에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야구가 우승하지 않았습니까. 많은 국민들이 좋아하셨는데, 한 선수가 그랬어요. 준결승에 진출하고 나서 병역 면제를 확정짓고 나서 너무 좋아서 울었다고. 그런데 우승하고 울었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거든요. 98년 방콕 아시안 게임 이후로 해서 야구 경우에는 야구 병역 미필 선수들이 병역을 면제받는 합법적인 도구로 전락을 해버렸다, 하는 비난이 있어왔고 최근에 WBC야구 경우에는 처음에는 병역 혜택을 주다가 그 이후에 여론의 역풍이 불어서 안주기 시작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WBC는 이제 군 면제 무관한 종목이 되어 버린 거예요.

▶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군 면제랑은 상관이 없는 대회가 되어 버렸어요. 그랬더니 프로야구선수들이 출전을 안 하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한 때는 프로야구선수 협의회장 이런 사람들이 KBO측과 협상을 하면서 병역면제를 해 달라 그래야 출전하겠다, 이런 식의 조건을 걸기도 할 정도로 조금은 보기 민망해지는 경우가 많이 생겼죠.

▷ 한수진/사회자:
WBC도 이제 안 되고 베이징 올림픽 이후에 정식종목에서 야구 사라졌고 이제 아시안 게임밖에 없는 거예요.

▶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아시안 게임 외에는 병역 면제를 받을 기회가 없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이번 엔트리를 보면 9개 구단이 적당히 만족할 만큼 미필 선수들을 배분을 적당히 잘 한 것 같아요. TO가 있는 게 아니냐, 하는 논란이 있는데요. 이런 이야기는 못 뽑힌 선수들도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 아니겠어요? 뭔가 공정한 명단을 뽑기 위한 제도나 단체가 필요하다고 보세요?

▶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근데 이게 참 힘든 거죠. 저도 보기에 아마 본인들은 부인을 하겠지만 당연히 팀 별로 숫자가 정해져있는 것 같아요. 제가 이렇게 보기에도 일단 1명은 무조건 들어가고 한두 명은 경기력을 위해서 들어가는 선수들이 몇 명 있는 거고 이런 것 같은데 사실 이거를 외부에서 위원회를 만들어서 선발하자, 그러면 전문성의 문제가 생기는 거고 해서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게 아시안 게임 야구 대표 선발이 병역 면제와는 상관없는 무관한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자세로 임하는 선수들의 이러한 모습들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조금은 여러 가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너무 이게 관행이 되어가지고요 지금 한꺼번에 없애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근데 류중일 감독이 이런 발언을 했더라고요. 군 면제가 향후 요즘 FA계약에서 최소 40억에서 80억의 가치의 차이가 난다. 실제로 군대 가면 선수 생활이 이 정도로 치명적인가요?

▶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류 감독의 이야기는 조금 부풀려진 면이 없잖아 있긴 있는데요. 많은 선수들이, 그리고 많은 팬들이 군대를 가면 선수생활에 치명적이다, 선수생활 끝난다, 이렇게 하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거든요. 20세기 한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세계적인 선수를 꼽으라면 차범근 선수를 꼽을 수 있을 텐데 차범근 선수는 군대를 복무기간이 가장 긴 공군을 갔다 왔어요. 복무기간 다 채웠고요. 그리고 나서 독일 분데스리가로 진출을 해서 최고의 스트라이커가 된 거거든요? 그리고 사례가 좀 멀리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무하마드 알리라는 유명한 권투 선수가 있지 않습니까? 이 선수는 반전의 신념으로 베트남전 참전 거부했다가 챔피언 벨트 박탈당하고 5년의 실형을 받기까지 했는데 이 선수도 3년간 법원 왔다 갔다 하면서 운동을 못했는데 나중에 조지 포먼과 세기의 대결에서 KO승을 거두면서 다시 챔피언이 되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경기력에 치명적이다, 그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국위선양을 해주면 군대 면제해주자, 라는 게 병역혜택의 출발점인데, 이 병역 혜택이 국가대표선수라는 책임감, 의무감의 보상이 아니라 말씀 나눈 것처럼 자신의 몸값 높이기 위한 방편이다, 라는 그런 시선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필요할 때는 나서서 병역 혜택 받고 다음에 국가 부름이 있을 때는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서 빠진다. 이렇게 되면 사실 이미 받은 병역 혜택 물릴 수도 없지 않습니까. 어떻게 하면 이런 부작용 없앨 수 있을까요?

▶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군대 문제라는 게 대한민국만의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 직접적인 비교도 힘들고요. 그런데 옛날에 조금 그런 것에 대한 비판이 있긴 있었어요. 이런 것들은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바꾸기는 참 쉽지는 않은 것 같고요. 첫 번째는 감독들의 능력이죠. 사실 지난번에 월드컵에서 한국팀이 최악의 성적을 거두었는데, 많은 분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는데 홍명보 감독이 실패한 것 중에 하나가 선수들의 동기부여에 실패한 거죠.

▷ 한수진/사회자:
정희준 교수님, 여기까지 말씀 들어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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