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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설국열차' 그 후 1년..韓영화 세계화,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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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M 통해 본 한국영화 '성공 공식'

이데일리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지난해 여름 개봉한 ‘미스터 고’와 ‘설국열차’는 한국영화의 세계화 가능성을 점친 이정표 같은 작품이었다. 중국 시장을 겨냥했던 ‘미스터 고’는 국내 관객에게조차 외면받았고, 뒤이어 출발한 ‘설국열차’는 현재까지도 지구촌을 누비며 순환하고 있다. 그로부터 1년. 한국영화의 글로벌 열차는 어디까지 왔을까. ‘아시아 넘버원 스튜디오’를 목표로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국내 1위 영화배급사 CJ E&M의 글로벌 성적표를 통해 한국영화의 세계화 현주소를 짚어봤다.

◇ 미국보다 중국..‘찰리우드’를 잡아라

드라마, K팝에 비하면 다소 늦었다. 한국영화의 세계화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으로, H.O.T(중국), S.E.S·보아(일본) 등을 앞세워 세계화를 모색하던 K팝의 초창기를 연상시킨다. 당시 이수만이 이끄는 SM엔터테인먼트는 세계화 전략으로 ‘아시아 우선주의’를 내세웠고, 박진영이 대주주로 있는 JYP엔터테인먼트는 ‘미국 제1주의’를 폈다.

한국영화가 세계화의 거점지역으로 삼고 있는 곳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다. 제1의 영화시장 역시 미국에서 ‘찰리우드’(China+Hollywood의 합성어)인 중국으로 바뀌었다. 최근 몇 년간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그중에서 실질적인 수익을 안긴 사례 역시 중국에서 나왔다. CJ E&M이 지난해 중국에서 선보인 ‘이별계약’은 역대 한중합작영화 최고 흥행성적인 2억 위안(약 331억 원)의 박스오피스 매출 성과를 올렸다. CJ E&M은 ‘이별계약’의 성공을 발판 삼아 장윤현 감독의 ‘평안도’, ‘수상한 그녀’ 중국판인 ‘20세여 다시 한 번’, 2000만 달러(226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SF 대작 ‘권법’을 추가로 기획, 준비 중이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도 한국이 공들이고 있는 영화시장이다. CJ E&M은 한국-베트남 공동 기획 작품인 ‘호이가 결정할게(De Hoi Tinh)’를 비롯해 ‘쓰리걸(3GIRL)’, ‘좋은 놈, 나쁜 놈, 불쌍한 놈(THIEN AC KHO)’ 등을 제작해 올해 선보이거나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직배 사업을 시작해 ‘늑대소년’ ‘설국열차’ 등 총 10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 세계화 3단계 진입..‘현지화’가 성패 가른다

한국영화의 세계화는 3단계에 진입했다고 할 수 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로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취화선’처럼 한국적인 콘텐츠로 세계시장에 존재감을 알린 것이 첫 번째라면, 이병헌·장동건 등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배우·감독 1인에 기대에 그들이 연기하고 연출하는 작품에 한국 색을 녹이는 게 두 번째, 세 번째가 바로 공동 기획해서 함께 만들어 내놓는 합작영화다.

세계화를 향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한국의 유명 감독에 자본·기획력으로 역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설국열차’는 한국영화에 유례없던 글로벌 판로를 개척했다는 측면에서 유의미하게 평가되고 있다. 한류스타를 전면에 내세워 세계 시장을 공략했던 보아 주연의 3D 댄스 영화 ‘메이크 유어 무브’는 아쉽게 실패로 끝났다.

CJ E&M 측은 “한국영화가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방법 가운데 한국영화를 단순히 해외 수출하는 것보다 국가간 합작 프로젝트가 현지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훨씬 큰 방식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2011년 5%에 불과하던 CJ E&M의 총 매출 대비 해외매출 비중은 2012년 12% 등 해마다 증가해 2013년 19%까지 상승했다. 2017년 글로벌 매출 규모를 현재의 다섯 배 수준으로 끌어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 경쟁 아닌 협력으로 ‘상생’ 모색해야

중국 배우 양자경과 슈퍼주니어-M 헨리가 주연을 맡아 영어로 연기한 ‘파이널 레시피’(감독 김진아)는 한국영화가 해외에서 상생의 모델을 찾은 예로 꼽힌다. 영화는 어린 셰프 마크(헨리 분)가 할이버지의 레스토랑을 살리기 위해 전 세계 요리사들이 참가하는 요리대회에 도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CJ E&M에 따르면 ‘파이널 레시피’는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의 음식을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전 세계에 알린다는 취지로 기획·제작됐다. 전 세계 동시 개봉을 목표로 연내 개봉을 타진 중이다.

문화는 ‘공감’이고 ‘소통’이다. 전문가들은 “문화통합은 경제통합 등과 성격이 달라 예민하고 어려운 문제”라면서 “각국이 서로에게 가진 배타성을 떨치지 못한다면 문화통합은 그림의 떡”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그동안 다양한 합작 시도가 있었으나 번번이 실패로 끝난 결정적인 이유가 되기도 했다. 단순히 각국의 스타 혹은 제작자만을 모으는 외형상의 ‘합작’만으로는 진정한 통합에 이를 수 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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