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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3000만원만 더 주면 '내집마련'…"그래도 안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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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V·DTI 확대 시행 앞둔 시장 반응은?]<4>서울 성북·성동 등 동북권도 '냉랭']

머니투데이

@최헌정


"조금만 더 주면 집을 살 수 있다고 얘기해도 매매로 돌아서는 분들이 전혀 없어요. 여전히 전세만 난리입니다. 지금봐선 아무리 대출을 늘려준다고 해도 집을 사려는 수요자가 증가할 것 같진 않아요."(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 D공인중개소 대표)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 시행을 사흘 앞둔 29일, 저가주택이 몰려 있어 전세가율이 80%에 육박하는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 부동산시장은 냉랭했다. 매수심리를 자극해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정부 의도와 달리 여전히 전세시장만 뜨거웠다.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이번 대출규제 완화가 효과를 발휘할 것이란 예측도 빗나갔다.

현지 부동산중개업계는 LTV(주택담보대출)를 70%까지, DTI(총부채상환비율)는 60%까지 10%포인트씩 완화한다는 발표에도 전혀 영향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전세수요가 매매로 전환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털어놨다.

길음뉴타운 인근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매매수요가 움직이는 모습 자체가 없고 전셋집을 찾는 문의만 꾸준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길음뉴타운 2단지 59.7㎡(이하 전용면적)는 매매가가 3억~3억1000만원이고 전세가는 2억6000만~2억7000만원으로 전세가율이 85%를 넘는다. 서울에서도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다.

지하철 4호선 길음역 인근 T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책발표 전과 비교해 전혀 달라진 게 없어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겠다"며 "매매가는 그대로인데 전셋값만 크게 오르면서 걱정하는 주민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노원구 극동·건영·벽산아파트는 전셋값에 7000만~8000만원가량만 더 보태면 매입할 수 있을 만큼 전세가율이 높다. 70㎡ 전셋값은 2억3000만~2억4000만원대로 전세가율이 75% 안팎이다. 인근 아파트들도 면적에 따라 전세가율이 70%를 넘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성북구 전세가율은 72.6%로 올해 1월에 비해 2.6%포인트 상승했다.

지하철 7호선 하계역 인근 I공인중개소 대표는 "전세를 찾는 수요자들에게 매매를 권해도 먹히지 않는다"며 "사봐야 재산세만 내야 하는 상황에서 누가 쉽게 집을 사겠냐"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기존 세입자들도 마찬가지다. 길음뉴타운에서 7년째 전세를 사는 주민 최모씨(55)는 "사실 전셋값이 최근 많이 오르면서 부담이 되지만 집값은 거의 그대로여서 살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은행창구들도 한산하긴 마찬가지다. 길음뉴타운 6단지 인근 W은행 대출담당자는 "전셋값에 조금만 보태면 집을 살 수 있는 저가주택 밀집지역이지만 대출가능금액이 늘어났다고 해서 매수에 나서려는 수요는 없다. 그만큼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재윤기자 M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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