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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세월호 집회 관리 잘했다고… 경찰 특진자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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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4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추모문화제를 마치고 행진하던 유가족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25일 새벽 광화문광장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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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상반기 정기 특진 대상에 세월호 참사 추모 촛불집회와 밀양송전탑 시위를 관리하던 경찰관들이 다수 포함돼 논란이 예상된다.

29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8일 2014년 상반기 정기특진 선발 대상자 81명을 선발했다. 당시는 검ㆍ경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을 검거하지 못해 무능력한 공권력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이 쏟아지던 때다.

특진자 중에는 특히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공을 인정받은 경찰도 있었다. 한국일보가 입수한 공적요지에 따르면 경감으로 승진한 경찰청 정보국 A 경위의 승진 이유는 ‘국정원 규탄 집회 및 세월호 촛불집회 관리 유공’이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 규명을 촉구하며 촛불을 든 시민들의 동향을 실시간 파악하고 수집했다는 게 특진 사유인 셈이다.

경기경찰청 소속 B 경사와 C 경사도 각각 청렴정책과 정보활동에 공적을 세웠다는 이유로 경위 특진을 했다. 복무기강을 감시하는 특별반을 꾸린 것과 함께 세월호 정보활동에 성과를 낸 실적이 종합적으로 반영됐다는 것이 경찰 내부의 전언이다.

밀양 사태와 관련한 특진도 있었다. 이번에 경감 배지를 단 경남경찰청 밀양경찰서 D 경위는 ‘밀양송전탑 집회시위 현장 상황관리 유공’을 이유로 1계급 승진했다. 밀양시와 경찰은 지난달 11일 공권력을 대거 투입해 단장면과 북부면 등 5곳에서 주민들이 한국전력의 송전탑 공사를 막기 위해 설치한 움막을 강제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10여명의 주민이 다치고 연행됐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ㆍ실종자ㆍ생존자 가족 대책위 관계자는 경찰의 특진 소식에 “구체적인 사유를 확인해야 하겠지만, 사실이라면 정말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격앙된 반응이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있고 한창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을 두고 내부 승진부터 챙긴 것은 지나치게 성급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세월호와 관련한 것뿐 아니라 통상적인 집회시위관리 차원에서 평가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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