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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유병언 운전기사 자수] 목수 출신 양회정 '비밀 공간'에 두번 당한 檢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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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별장선 '유병언用' 만들어 함께 은신 예행연습까지… 금수원 수색 땐 자신이 숨어

조선일보

탐침봉까지 동원하고도… - 경기도 안성 금수원 압수 수색 이틀째인 지난달 12일 경찰이 지하 시설물을 찾기 위해 길이 1m짜리 탐침봉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운전기사 양회정(56)씨가 지난 6월 11~12일 이틀 동안 검경 수사팀이 실시한 금수원 수색 작전 내내 금수원 내부 자재창고 안에 숨어 있었다고 진술해 부실 수색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29일 자수한 양씨는 검찰에서 "5월 25일 새벽 전주를 거쳐 그날 밤 금수원에 들어간 이후 줄곧 금수원 안에 있다가 자수했다"고 진술했다. 양씨는 "압수수색 당시 (금수원 내) 자재창고에 조그만 공간을 확보해 숨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경 수색팀은 지난 6월 11일과 12일 이틀간 연인원 1만명을 동원해 경기 안성 금수원을 압수수색했다. 수사팀은 "금수원 안에 비밀땅굴, 지하벙커 등이 있다는 제보가 있다"며 탐지견(犬)과 굴착형 탐지기, 음향탐지기까지 동원해 세밀하게 수색했다. 그런데도 정작 금수원 안에 있는 창고의 비밀 공간에 숨어 있던 양씨를 찾지 못한 것이다.

앞서 유병언씨도 5월 25일 밤 수사팀이 순천 송치재 별장을 급습했을 때 양씨가 만든 별장 안 비밀 방에 숨어 수사팀을 따돌리고 26일 새벽 무렵 별장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양씨는 송치재 별장으로 옮긴 뒤 기존에 있던 비밀 방을 개조했고, 유씨에게 어떻게 숨는지 예행연습까지 함께 했다고 진술했다. 감쪽같은 위장 전술은 양씨가 목수이자 인테리어 업자 출신이었기에 가능했다. 양씨는 검경의 추적에 대비해 별장 내부에 위장용 커튼을 구입해 설치하고, 현관문 밖에 자물쇠를 채워 마치 안에 사람이 없는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

양씨의 진술에 대해 인천지검 수사팀은 "양씨 진술이 사실인지 여부는 더 정확히 확인해봐야 알 수 있다"면서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만약 양씨 진술이 사실이라면 유씨가 숨었던 송치재 별장에 이어 양씨가 숨었던 금수원에서도 검경 수사팀이 양씨 한 사람의 위장 전술에 놀아난 것이 된다.

조선일보

TV조선 화면 캡처


[인천=최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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