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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B급 히어로, 우주를 구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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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마블 새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좀도둑·너구리·나무인간 등 주인공

기존 히어로물 비트는 쾌감 볼만

배우·현란한 CG·올드팝 매력도


<엑스맨> 시리즈부터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그리고 여러 히어로들을 연합군으로 묶은 <어벤져스>까지. 히어로물의 명가로 자리잡은 마블 스튜디오가 새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내놓았다. 1969년 마블 코믹스 만화책에서 탄생한 5명의 캐릭터를 스크린으로 옮겼다.

스스로 전설의 무법자라고 소개하지만 실은 좀도둑에 가까운 ‘스타로드’, 절대악 ‘타노스’의 양녀이면서 살인병기로 길러진 ‘가모라’, 아내와 딸을 죽인 자를 향한 복수심으로 반쯤 미쳐버린 괴력의 파괴자 ‘드랙스’, 유전자 조작 실험의 산물로 천재적 지능을 갖게 된 너구리 ‘로켓’, 로켓의 단짝인 근육질 나무인간 ‘그루트’. <가디언즈…>의 주인공들은 다른 히어로들과는 어딘지 다르다. 말하자면 낙오자(루저) 같은 존재들인데, 이들이 어쩌다가 우주를 지키는 수호자가 되는 역설적 상황이 기존 히어로물을 비트는 쾌감을 준다.

캐릭터 자체도 흥미롭지만 이를 연기한 배우들의 매력도 상당하다. 능글맞고 뺀질거리는 스타로드를 천연덕스럽게 연기한 크리스 프랫은 <아이언맨>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잇는 마블의 차세대 스타 탄생을 예감하게 한다. <아바타>에서 파란 피부의 외계인을 연기한 조이 살다나는 이번에 초록 피부의 외계인 가모라로 변신했다. 거구의 드랙스를 연기한 데이브 바티스타는 프로레슬러 출신이다. 너구리 로켓의 목소리를 맡은 이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등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브래들리 쿠퍼다. “나는 그루트다”라는 말밖에 할 줄 모르는 나무인간 그루트의 목소리는 액션 스타 빈 디젤이 맡았다.

현란한 컴퓨터그래픽이 만들어내는 우주 세계는 상상력을 자극한다. 한때 잘나가는 도시였지만 지금은 폐허가 된 무인행성 모라그, 최첨단 설비를 갖춘 지상낙원 같은 휴양지 잔다르, 무법천지 환락가 노웨어 등은 한번쯤 가보고 싶어지는 곳들이다. 이런 우주 도시를 오가며 벌이는 모험은 2시간 내내 지루할 틈 없이 은하계를 질주하는 롤러코스터 같은 짜릿함을 선사한다.

스타로드가 소중히 여기는, 1970~80년대 노래들을 녹음한 카세트테이프는 영화를 보는 재미에서 듣는 재미로 확장한다. 글램록의 아이콘 데이비드 보위, 마이클 잭슨이 어린 시절 몸담았던 형제 그룹 잭슨 파이브 등의 복고적인 음악이 우주 공간과 기묘한 조화를 이룬다.

<가디언즈…>는 후속 시리즈를 예고하며 일단락된다. <가디언즈…>의 캐릭터들은 내년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도 등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블의 세계는 이렇게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31일 개봉.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소니픽쳐스월트디즈니스튜디오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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