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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손정은 기자의 약 X-파일] 숙취 두통에 ‘타이레놀’… 두 번 죽는 당신의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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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분야 기자로 지내면서 가장 놀랐던 점 중 하나가 주위사람들의 ‘타이레놀’ 맹신이다. 언제든 머리가 지끈거리면 타이레놀부터 찾기 일쑤다. 물론 타이레놀은 안전성을 검증받은 약이다. 하지만 타이레놀을 절대 복용하지 말아야할 경우가 있다. 바로 술 마신 다음날 숙취로 인한 두통이다.

해열진통제성분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약은 크게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성분으로 나눌 수 있다. 타이레놀, 펜잘, 게보린, 판피린 등은 아세트아미노펜계열이고 애드빌, 부루펜 등은 이부프로펜성분의 약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이부프로펜에 비해 속쓰림이 없는 반면 간손상 위험이 있다. 타이레놀 겉포장만 유심히 봐도 알 수 있다. 타이레놀 사용상의 주의사항에는 ‘매일 세잔 이상 정기적 음주자가 이 약 및 다른 해열진통제를 복용할 때는 의사·약사와 상의할 것. 간손상이 유발될 수 있음’이라고 경고문이 적혀있다.

경향신문

1알코올과 아세트아미노펜은 모두 간에서 대사되기 때문에 과음한 다음날 타이레놀을 먹는 것은 간에 이중부담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술과 타이레놀은 완전히 상극이다. 숙취뿐 아니라 음주 후 복용하는 것도 금물이다.

조지부시 전 미국대통령의 보좌관이 술 마신 뒤 타이레놀을 복용하고 간부전이 와 간이식수술까지 받은 일화는 유명하다. 매일 3~4잔의 와인을 즐겨 마셨던 이 보좌관은 감기기운을 느끼고 타이레놀을 복용했다가 변을 당했다. 타이레놀을 생산하는 존슨앤드존슨은 당시 880만달러의 보상금을 지불해야 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숙취로 머리가 아프거나 술 마시기 전 감기기운을 느끼면 자연스럽게 타이레놀을 찾는다. 이제는 편의점에서도 쉽게 살 수 있게 돼 이 사실을 아는 사람들조차 편하다는 이유로 무심코 복용한다. ‘알고 먹으면 약, 모르고 먹으면 독’이라는 말은 괜한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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