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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윈도우 8이 잊혀지길 바라는 MS…차기 윈도우 띄우기에 전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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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가 준비하고 있는 차기버전 ‘윈도우 9’, 혹은 코드명 ‘스레시홀드(Threshold)’로 불리는 운영체제의 세부사항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현재, 윈도우 8을 다시 고찰하는 시간을 가져볼 만 하다. 그 이유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우리 모두의 기억에서 윈도우 8을 지워버리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렇게 윈도우 8을 잊어갈 것이다. 모두의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윈도우 8이 어떤 것이었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자.

ITWorld

마이크로소프트가 여태까지 해왔던 관행을 크게 바꾸지 않는 한, 윈도우 8은 후속 제품이 나오기도 전에 뒤편으로 내팽개쳐질 것이다. 2009년, 공식 메시지를 통해 비스타를 버렸던 것처럼 말이다.

물론 이런 일이 드물다는 것은 아니다. 모든 기업은 놀라울 정도로 자신들이 한때 대대적으로 선전하던 제품들이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리고 이를 고객들의 기억에서 지우기 위해 행동하곤 한다. 포드는 ‘에드셀(Edsel)’의 언급을 금지했고, 코카콜라는 ‘뉴 코크(New Coke)’를 금지어로 만들었다. 애플은 ‘퍼포마(Performa)’와 ‘핑(Ping)’을 회사 기억에서 지웠고, IBM은 PCjr이나 OS/2의 존재 자체를 잊고 싶어 한다.

기업은 언제나 지난 제품이 아닌 내년 신상품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비스타 데자부

윈도우 8의 미래를 보려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비스타를 어떻게 내쳤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2007년 공개된 비스타는 느린 부팅 속도로 인해 부정적인 평가를 얻게 되었고, 이 때문에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악명 높은 실패작이 되어 버렸다.

비스타의 성공적인 후속작인 윈도우 7의 출시로 이어지는 기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비스타”라는 단어를 보도 자료, 미디어, 투자자, 협력사, 고객에 대한 공식 소통 창구 등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2009년 1월부터 윈도우 7이 출시된 10월까지의 기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비스타”라는 단어를 보도자료 제목 혹은 제목에 딸려온 한 줄짜리 개요에서 단 한번 언급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윈도우 7”은 무려 16회나 언급됐다.

그와 비교해서 3년후, 2012년 1월에서 윈도우 8이 출시된 10월까지의 기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7”을 보도자료 제목 혹은 요약에서 6회, “윈도우 8”은 14회를 언급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의 판단 기준으로 볼 때 실패작은 16대 1 비율로 적게 언급되고 성공작은 겨우 2대 1 비율로 적게 언급된다고 볼 수 있다.

윈도우 8은 전자의 시나리오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사실 윈도우 8의 매장 작업은 윈도우 8의 차기작이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이미 시작된 것일 수도 있다. 실제로, 2014년 초부터 현재까지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8”을 보도자료 제목이나 요약에서 단 6회 사용했는데, 이는 일년을 기준으로 볼 때 약 11회에 해당하는 정도다. 2013년을 통틀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8을 16회 언급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2015년 봄 출시를 앞둔 트레스홀드에 대한 언급 횟수가 늘어날 것이다. 2015년 3월까지 겨우 7개월 정도, 4월까지 8개월 정도를 남긴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시지는 과거 비스타의 경우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윈도우 8에 대해 침묵할 시간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8의 비중을 떨어트리기 시작했다는 증거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사티아 나델라는 7월 10일, 공식 발표석상에서 “윈도우 폰” 혹은 “윈도우 서버”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때는 ‘윈도우 8’이라는 특정 데스크톱 에디션을 언급하는 대신 간단히 “윈도우”라고 일축하거나, 아예 윈도우를 새로이 구상한 마이크로소프트 비전의 하위 단계로 격하시켰다. 또한 나델라와 기타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진은 바로 다음 주 개최된 마이크로소프트 WPC(Worldwide Partners Conference)의 연설에서 윈도우 8에 대한 언급을 일절하지 않았으며, 참가자들에게 제공된 450개가 넘는 세션 중 단 3개만이 윈도우 8에 관한 것이었다.

이번 주의 실적 발표에서 나델라는 “윈도우 8.1”을 단 2회 언급했는데, 두 번 다 과거형으로 이야기했다. 나델라는 “지난 4월 우리는 윈도우 8.1 업데이트를 공개했다”며 기업 사용자들을 달래는 목적으로 환기하듯 언급했다.

이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모든 컴퓨팅 기기의 총 점유율에 있어서 단 14%를 상회하는데 그친다는 점을 인정했을 뿐 아니라, 노트북과 데스크톱으로 구성된 한정된 시장을 기준으로 해도 윈도우 8의 점유율이 그다지 높지 않음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다.
윈도우 8은 출시된 지 16개월 동안, 비스타의 출시 이후 19개월 동안의 월평균 판매량을 비교해볼 때 분명 비스타보다 31% 더 많이 팔렸다. 하지만 윈도우 8은 전작인 윈도우 7보다 훨씬 뒤처진다. 윈도우 7은 윈도우 8보다 출시 이후 15개월간을 볼 때 윈도우 8보다 월평균 113% 더 많이 팔렸다.

분석업체 넷 애플리케이션(Net Application)의 추정치는 윈도우 7과 윈도우 8 사이의 차이를 생생히 보여준다. 출시 이후 시간대별로 같은 시점을 통해 비교하면 윈도우 7은 윈도우 8보다 두 배 이상의 활성 사용자들을 지속적으로 기록했다.

윈도우 8은 전체 윈도우 사용자 점유율에 있어서 비스타보다는 앞섰지만 그 차이가 크지는 않았다. 사실 출시 이후 같은 시점을 볼 때 지난달 윈도우 8이 비스타보다 앞선 점유율은 단 0.2%로 역대 최소 수치다.

윈도우 8 죽이기

보도에 의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8을 과거에 두고 새출발을 하기 위해 8월 12일로 예정된 최종 업데이트를 아주 조용하게 다루고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윈도우 8.1 업데이트 2”가 될 최종 업데이트는 별다른 소동이나 눈에 띄는 변화 없이, 그리고 올 봄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선보였던 수정된 시작 메뉴는 분명 반영하지 않고 이뤄질 것이다. 모든 상황을 고려했을 때, 마우스와 키보드의 활용도를 회복시키는 기능을 포함한 모든 변경 사항은 스레시홀드에 적용될 것이다. 새로운 운영체제가 전작보다 훨씬 나아졌다는 인상을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죽은 자식’인 윈도우 8 대신 그 차기작의 등장을 요란하게 알릴 것이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포스트 비스타 전략과 비슷한 맥락의 전략을 다시 펼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비스타 이후, “XP”와 “비스타” 같은 기존의 단어 작명법을 버리고 숫자 작명법으로 돌아가 “윈도우 7”,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윈도우 8”을 출시했다.

윈도우 8이 실패한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시 한번 과거의 단어 작명법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윈도우 8로 이미지가 하락된 숫자 작명을 벗어나 단어로 이름 지으면 스레시홀드를 전작과 최대한 차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윈도우 스레시홀드”가 귀에 감기는 이름은 아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에는 유능한 마케터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에 분명 좋은 이름을 붙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수많은 후보 가운데 “윈도우 ‘구원’(Windows Redemption)”이라는 이름은 아마 제외됐으리라 본다. 너무 노골적으로 회사의 생각 혹은 희망을 드러내는 이름이기 때문이다.

비스타의 경험을 거울삼아,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용자들이 윈도우 8을 더 나은 스레시홀드로 업그레이드하고 교체함에 따라 전자가 무가치해 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윈도우 7의 성공은 비스타 사용자들, 그리고 비스타에 대한 걱정 때문에 구형 운영체제를 고수하던 XP 사용자들이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를 단행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실, XP보다는 비스타의 영향이 컸는데 윈도우 7 출시 이후 한 해 동안 비스타는 사용자의 30% 이상을 잃었다. 윈도우 XP는 같은 기간 단 15%의 사용자만 이탈했다.

넷 애플리케이션의 보고서에 의하면 윈도우 8(윈도우 8.1 포함)은 스레시홀드 출시가 예상되는 2015년 3월과 4월에 모든 PC 운영체제의 16~16.5% 정도를 차지할 것이다. ‘비스타-윈도우 7’ 모델을 대입하면 윈도우 8의 점유율은 일년 내로 11.2%에서 11.5% 정도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예상하듯, 마이크로소프트가 스레시홀드를 현 윈도우 8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한다면, 점유율 하락폭이 훨씬 커질 것이다. 윈도우 8.1이 단 7개월만에 윈도우 8의 점유율 절반을 가져갔다는 것을 고려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2015년 10월이나 11월 즈음에는 윈도우 8의 점유율을 8%로 낮출 수 있을 것이다.

비스타의 점유율이 절반으로 줄어들기까지는 거의 2년의 세월이 걸렸다.

스레시홀드를 유료로 배포하면 비스타와 마찬가지로 22개월,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만약 무료로 배포하는 선택을 한다면 단 7개월만에 윈도우 8의 점유율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마이크로소프트가 악평을 받는 윈도우 8을 최대한 빨리 사라지게 하고자 한다면 스레시홀드 업그레이드는 최대한 빨리 제공하는 수밖에 없다. 간단히 봐도 이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다.

실제로, 만약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8 사용자들에게 스레시홀드를 무료로 제공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있어 2012년 운영체제를 역사에서 지워버리는 것이 ‘필요’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행동일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결코 기부천사여서 무료로 배포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실패작’ 윈도우 8을 최대한 빨리,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우고 싶어하기 때문일 것이다. editoir@itworld.co.kr

Gregg Keizer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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