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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다저스 ‘거인 사냥’ 류현진이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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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전 6이닝 7K 3실점… 12승 올리며 팀 원정 3연승 견인

신무기 ‘고속 슬라이더’ 위력 발휘… NL 다승왕 경쟁 본격 레이스

28일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3번타자 버스터 포지를 맞았다. 류현진(27·LA 다저스)은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95마일(153㎞)짜리 패스트볼을 던졌고 가볍게 2루 땅볼로 처리했다. 1회부터 기선제압에 성공한 ‘쾌투’였다.

류현진이 연이은 씩씩한 호투로 3경기 연속 승리를 따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전에서 6이닝 동안 6안타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3자책점 이하)를 완성했고, 상대보다 1점 더 따낸 타선과 나머지 3이닝을 잘 막아낸 불펜의 도움으로 시즌 12승째를 따냈다. 팀내 다승 공동 1위이자, 내셔널리그 공동 2위다.

최근 주무기로 떠오른 ‘고속 슬라이더’가 역시 빛났다. 류현진은 이날 슬라이더의 최고 구속을 90마일(145㎞)까지 끌어올렸다. 삼진 7개 중 3개를 슬라이더로 잡았다. 류현진은 “이제 (슬라이더는) 안 던져서는 안 될 공이 된 것 같다. 세 경기 연속으로 슬라이더 때문에 이길 수 있는 상황이 주어졌다. 앞으로 이 공을 계속해서 똑같이 던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현진에게 슬라이더를 가르쳐 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 역시 “류현진은 겨우 2경기만에 슬라이더를 자신의 공으로 만들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커쇼는 ESPN 중계진과의 경기 도중 인터뷰에서 “요즘 체인지업을 연습하고 있는 중인데, 내가 슬라이더를 가르쳐줬으니 류현진도 내게 체인지업을 가르쳐줘야 한다”며 웃었다.

다만 류현진의 원래 주무기였던 체인지업은 조금 흔들리고 있다. ‘커쇼 표’ 슬라이더를 위해 팔 각도를 높인 것이 체인지업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류현진은 이날 5회 2사 뒤 포지를 맞아 체인지업을 연속 3개 던졌지만 모두 볼이 됐다. 볼카운트 3볼-노 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속구가 홈런으로 연결됐다. 류현진은 “그때 좀 짜증났다. 지금 체인지업 때문에 머리가 좀 아프다”라면서 웃은 뒤 “슬라이더 때문에 팔 각도를 좀 올리다보니 제구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다음 게임부터는 다시 고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던지는 모든 구질을) 다 잘하고 싶다. 다 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커쇼의 체인지업 연마에 대해 ESPN 중계진은 “커쇼가 체인지업마저 던지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며 혀를 내둘렀다. 류현진도 마찬가지다. 커쇼급 슬라이더를 장착한 류현진이 체인지업마저 정상으로 되돌린다면, 그는 비교할 수 없는 무서운 투수가 된다. ‘괴물’은 자신의 말을 어긴 적이 없다.

류현진은 이날 승리로 12승5패, 방어율 3.44를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다승 1위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13승)와 1승 차이로 팀 동료 커쇼, 잭 그레인키와 함께 2위 그룹에 들어 있다. 다저스는 라이벌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그레인키-커쇼-류현진를 잇따라 내세워 ‘싹쓸이 선발 3연승’을 완성했다. 다저스는 샌프란시스코를 1.5경기 차로 따돌리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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