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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거부’ 알브레히트의 죽음이 늦게 알려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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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독일 슈퍼 ‘알디’ 창업…세계 35위 부자

검소한 삶답게 소박한 가족장 치러


독일의 세계적인 슈퍼마켓 체인 ‘알디’(Aldi)의 창업주 카를 알브레히트(사진)가 지난 16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4. 그런데 그의 죽음은 장례식이 열린 21일에야 뒤늦게 알려졌다. 세계 35위의 거부이지만 소박한 가족장을 치렀고, 주변에서는 일주일간 죽음을 알지도 못했다. 왜 그랬을까?

영국의 <비비시>(BBC) 방송은 27일(현지시각) ‘독일의 슈퍼 은둔-슈퍼 부자’라는 기사에서 독일 부자 몇명의 사례를 들며,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등 공적인 삶의 한 부분이 된 미국 부자들과 달리 독일의 부호들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검소함의 윤리를 지니고 있다고 소개했다.

카를 알브레히트와 동생 테오 알브레히트는 1946년 어머니가 운영하던 소매점을 인수해 현재 유럽 중심으로 8천개의 점포망을 갖춘 세계적인 슈퍼마켓 체인의 창업주다. 형 카를 알브레히트는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지수 기준으로 독일 2위, 전세계 35위의 부호다. 하지만 이들을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알브레히트 형제는 검소의 대명사다. 두 창업주는 손으로 잡을 수도 없을 정도로 작은 몽당연필로 회계장부를 작성하고, 체인점 점장들한테도 공중전화를 사용하도록 했다는 게 전 직원들의 증언이다.

매장에는 처음 비용 절감을 위해 회전이 잘되는 물품 300가지만 특화해 공급했다. 현재는 약 2천가지 품목을 비치했지만, 일반적으로 대형 체인점의 4만5천가지 물품보다는 적다. 진열대마저 비용이라는 생각에 화물차로 운반할 때처럼 목재 발판 그대로 물품을 인수해 가게에 비치하기도 했다. 이렇게 광고나 진열 등 부대 비용을 최소화해 품질 대비 가격을 낮추며 유럽 시장을 석권한 것이다.

카를뿐만이 아니다. 알디 다음으로 큰 독일의 슈퍼마켓 체인인 ‘리들’(Lidl)의 디터 슈바르츠는 세계 25위의 부호지만 알려진 사진은 딱 2장, 그나마 하나는 흑백이다. <비비시>는 카를 알브레히트가 은둔형이라면, 슈바르츠는 투명인간형이라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사진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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