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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카톡뱅크’ 서비스..지방銀 ‘윈윈 효과’ 기대, 대형銀 ‘독자 노선’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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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카톡뱅크’ 서비스 가시화에 은행권 술렁
지점 기반 취약한 지방銀 신규고객 유입 확대 노려 대형 은행 등 대부분 회의적


"은행에 '카톡뱅크'는 적도, 동지도 아니다."

국내 대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업체 카카오톡이 준비하고 있는 모바일 송금·소액결제서비스 '뱅크월렛 카카오(이하 카톡뱅크·뱅카)'를 두고 은행권이 술렁이고 있다.

일반 시중은행에 비해 지점 기반이 취약한 지방은행들의 경우 카톡뱅크를 필두로 모바일 결제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반면 비(非)금융회사인 카카오톡의 금융업 진출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은행들도 상당하다.

이미 중국의 알리페이 및 미국 페이팔 등 거물급 정보기술(IT)기업들이 금융테크(Fintech) 기업으로 진화했지만, 일반 은행과 달리 국내 금융업법의 통제를 받지 않아 형평성 논란까지 일고 있다.

금융테크기업이란 IT기술을 기반으로 결제, 송금, 자산관리, 크라우드펀딩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지방은행, 카톡뱅크와 맞손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톡뱅크에 참여하는 금융사 중 절반가량이 지방은행들이다. 대구, 부산, 광주, 경남, 제주, 전북은행 등은 모두 카톡뱅크와의 업무 제휴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금융감독원의 보안성 심의가 마무리되는 올해 하반기부터 카톡뱅크를 통해 신규 고객 유입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지방은행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활성화되고 금융서비스 환경 역시 모바일로 급속히 전환되는 상황에서, 뱅크월렛(전자지갑) 플랫폼 기반이 약한 지방은행들에는 상대적으로 3600만 국내 가입자를 거느리고 있는 카카오톡이야 말로 천군만마와도 같은 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스마트금융 담당자는 "뱅크월렛 서비스에 카카오톡과 같은 SNS를 접목할 경우 기존 모바일 결제시장에 새 힘을 불어넣을 수 있을 만큼 막강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동조했다. SNS 기반인 카톡뱅크를 통해 제휴 은행에서 운용하고 있는 금융상품까지 판매할 수 있는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 "금융테크 기업 살 수 있다" 고개

하지만 카톡뱅크와 독자노선을 택하겠다는 은행들도 여럿 있다. 오히려 금융테크기업을 인수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물밑 고개를 드는 형세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시장 초기단계인 만큼 글로벌 IT기업의 금융업 진출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관련 기술이나 서비스 개선 방향을 결정지어도 늦지 않는다"며 "카톡뱅크는 물론, 여타 글로벌 금융테크기업의 사례들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볼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내 유망한 금융테크기업이 점차 늘어난다 하더라도 독자적으로 금융업을 펼칠 만한 법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때문에 지금은 IT기업과의 협력 제휴가 주를 이루지만 향후엔 오히려 대형 은행들이 금융테크 기업을 살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금융테크기업에 대한 법적인 규제 대상 여부를 확정 짓기 위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따라서 관련 업계는 당국이 규제 수단을 어떻게 재정비하느냐에 따라 은행권과 금융테크기업의 관계가 결정지어질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IT업체와 은행이 연계된 서비스가 앞으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면서도 "하지만 고객정보 유출사고에 대한 은행권의 트라우마가 채 가시기도 전에 아무런 정비도 없이 이뤄지는 형세인 것 같아 카톡뱅크가 현실화되는 것에 대해 은행도, 그리고 소비자들에게조차도 약인지 독인지 판별할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gms@fnnews.com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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