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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갤러리·박물관·결혼식장…골프장의 변신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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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남촌CC ‘갤러리 남촌’의 고미술 박물관.


골프장 500개 시대를 맞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골프장들이 '무한 변신'을 통해 비골퍼까지 유혹하고 있다.

골프를 치지 않는다고 해도 이젠 얼마든지 골프장을 방문해 유명 작가들 작품을 보고 다양한 소장품을 구경할 수도 있다. 꿈같은 결혼식을 꿈꾼다면 탁 트인 골프장에서 특별한 결혼식도 할 수 있다.

최근 '갤러리 골프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골프장 클럽하우스 내부나 별도 전시공간에서 유명 작가들 작품이나 고미술품 전시, 사진전 등을 여는 것.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남촌CC에는 아예 '갤러리 남촌'이라는 공간이 따로 있다. 지난 4월 유명 작가들 판화 작품을 전시한 데 이어 7월까지 '명장의 두근거림'을 주제로 한국 명장들 작품을 전시한다. 다음달 18일까지는 여름에 걸맞게 '글&책'을 주제로 시원한 서가를 느낄 수 있는 전시회를 연다. 이곳에서는 갤러리 남촌 소장품인 연적과 도자기 같은 고미술품과 함께 출판사 수류산방의 책, 이지송 작가의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사실 남촌CC는 이미 '고미술 박물관'을 꾸며 골프를 치지 않는 관람객들도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역사 속 인물들 작품이 즐비하다. 남승현 회장이 40여 년에 걸쳐 해외에 유출된 문화재를 꾸준히 수집해 일반인에게 공개한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도 프로골퍼 이기화 씨가 골프장의 나무 이야기를 담은 '춤추는 나무'라는 주제로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대회 기간 골프장 전체가 '대형 갤러리'로 변신하는 곳도 있다. 8월 14일부터 나흘간 KLPGA투어 넵스 마스터피스가 열리는 강원도 홍천 힐드로사이CC다. 올해는 서울문화재단에 소속된 신당창작아케이드 신진 작가 10명이 만든 컬래버레이션 작품들이 골프장을 장식한다. '흔적을 쫓아서(Tracing Traces)'라는 주제로 드넓은 골프장을 캔버스 삼아 대형 설치 작품들이 전시되기 때문에 갤러리들은 대회를 관람하면서 자연스럽게 작품을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강원도 춘천 휘슬링락CC는 아예 골프장 전체가 '한국 색채대상'을 받기도 했다. 골프장이 거대한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은 것. 골프장 내에 설치된 작품 'the Ball:another Whistling Rock'은 휘슬링락CC 곳곳에 배치돼 있는 9가지 색채(무지개색ㆍ골드ㆍ실버) 볼(Ball)로 시간과 공간에 따라 변하는 휘슬링락과 자연의 모습을 담고 있다.

골프장 변신은 갤러리나 박물관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가장 적극적으로 변신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웨딩'이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결혼식을 하기에 골프장은 최적의 장소다. 아일랜드와 레이크힐스안성, 베이사이드, 실크리버 등이 속속 웨딩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골프장의 변신'은 한마디로 '차별화'다. 골프장 차별화 전략은 전시, 웨딩사업 등에 그치지 않는다.

인천 스카이72는 골프장 한쪽에 글램핑 공간을 만들어 인기를 끌었다. '일부'가 이용하는 골프장을 '가족'을 위한 공간으로 바꾼 것. 제주 라온CC는 비바람 등 악천후로 라운드가 취소되면 항공료와 숙박비 등 경비를 돌려주는 '머니백 개런티' 제도를 운영하고, 클럽하우스에는 장독 100여 개를 들여놓고 유기농 된장ㆍ간장ㆍ고추장을 만들고 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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