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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 - 팔 · 우크라 분쟁지역 민간인 ‘안전지대’ 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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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무력갈등에 휩싸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우크라이나 등 분쟁지역에서 민간인 ‘안전지대’가 사라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선 유엔 깃발이 내걸린 난민 대피소들이 포탄을 맞아 쑥대밭이 됐다. 우크라이나 반군이 쏜 미사일에 격추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편명MH17) 희생자들은 시신 수습과 확인이 제대로 되지 않아 사후에도 편히 눈을 감지 못하게 됐다.

▶유엔대피소 피격…“벌써 세 번째”= 24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이날 가자지구 북동부 베이트 하눈에서 유엔 학교 시설이 포격을 받아 최소 16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 부상을 입었다. 유엔 학교 대피소가 보통 1500명까지 수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는 더 커질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사건이 일어나자 팔레스타인 정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군의 ‘잔혹한 공격’이었다고 강력 비난했다.

성명은 “사상자 대부분이 여성과 아이들”이라면서 이스라엘의 ‘전쟁 기계’(war machine)를 멈출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비난의 화살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돌렸다.

IDF는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쏜 로켓포 여러 개가 베이트 하눈 지역에 떨어졌다”면서 “로켓포가 미처 이스라엘에 닿지 못하고 가자지구로 떨어져 폭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교전이 시작된 이래 유엔의 학교 대피소가 피격당한 것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22일 300명의 주민들이 모여든 가자지구 동부의 한 유엔 대피소가 포격을 당한 데 이어 바로 다음날인 23일엔 1500명이 대피해 있는 학교시설에 포탄이 날아들었다. 최근 3일 간 유엔 대피소가 하루 간격으로 세 차례나 공격을 받은 것이다.

이에 전쟁 난민들이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공간이었던 유엔 대피소까지 이ㆍ팔 전쟁의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WRA)에 따르면 현재 가자지구에서 83개의 학교가 유엔 대피소로 사용되고 있으며 대피소에 몸을 피한 가자 주민은 14만1338명으로 증가한 상황이다.

특히 “UNWRA는 이번에 피격된 베이트 하눈 학교에서 난민들을 이스라엘군과의 협조 하에 안전하게 탈출시키기 위해 지난 이틀 간 노력했으나 승인받지 못했다”고 크리스 군네스 UNWRA 대변인은 주장했다.

▶“말레이機 시신확인 수개월 걸려”= 우크라이나 반군의 미사일에 격추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의 시신 확인 작업을 펼치고 있는 당국자들은 이 과정에 앞으로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패트리샤 조르코 네덜란드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불행하게도 이런 종류의 조사엔 긴 시간이 걸린다”면서 “몇 주, 아마도 몇 달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일 법의학팀을 이끌고 있는 아틸라 횐은 “모두가 네덜란드에 돌아온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시신이 몇 구가 될 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앞서 말레이기 격추 희생자들의 시신 40여구가 23일 네덜란드로 이송됐다. 이어 24일에도 74구가 추가로 도착했다. 먼저 수습된 시신들은 냉동열차에 실려 하리코프로 이송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반군은 24일 여객기 추락 현장에서 시신 수습을 하고 있는 국제조사단의 작업을 금지시켰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마이클 버서키 대변인은 “아직 무거운 잔해들이 많이 남아있다. 그 아래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다”면서 시신 수습이 더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시신의 신원 확인 작업은 이번 말레이기 격추로 제일 많은 희생자를 낸 네덜란드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200명의 법의학자들로 구성된 조사단 가운데 120명이 네덜란드 전문가이며, 나머지 80명은 독일, 영국, 말레이 등 피해국의 전문가들이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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