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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알제리기 추락, 악천후 아닌 테러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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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아프리카 말리 북부에서 추락한 알제리 항공 AH5017기의 사고 원인으로 악천후가 아닌 테러일 수 있다는 의견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추락한 말레이시아 항공 MH17기가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당했다고 분석된 반면 이번 알제리 항공기 추락과 관련해선 관계자들이 어떠한 설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테러행위 가능성을 언급했다.

부르키나파소 수도 와가두구를 출발해 알제리 수도 알제를 향하던 AH5017기는 이륙 50분 만에 말리 상공을 지나던 중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사라지기 전 기장은 니제르 니아미 관제탑에 사하라 사막의 폭풍 때문에 항로를 변경하겠다고 보고했다. 비행기는 추락해 말리의 아구엘혹(Aguelhoc)과 키달(Kidal) 사이에서 잔해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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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와드민족해방운동(MNLA). [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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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지역은 이슬람주의 세력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곳이다. 키달은 2012년 사하라 사막의 유목민족인 투아레그족의 폭동이 일어난 곳이며 이들은 수도 바마코의 쿠데타를 이끌어다. 또한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AQIM)와 연관된 민병대가 북부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위험지역이다.

지난해 프랑스가 이슬람주의 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개입했으나 투아레그족은 여전히 북부지역의 심각한 위협세력으로 남아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MH5017기엔 116명의 탑승객 중 프랑스인이 51명이었다. 때문에 프랑스의 개입을 근거로 투아레그족의 테러 가능성에도 무게가 쏠리는 것이다. 텔레그래프는 기상 악화로 완전히 방향을 돌린 비행기가 폭풍과 만나 추락했다는 것은 의심스런 부분이라고 조심스레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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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마그레브알카에다(AQIM). [사진=위키피디아]


사고현장까지는 접근이 쉽지 않다. 정부군과 주로 투아레그족으로 구성된 반군인 아자와드민족해방운동(MNLA)이 서로 싸우면서 투아레그족이 점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둘 사이의 싸움도 잦다.

무사 마라 말리 총리가 지난 5월 이곳을 방문했을때도 공격이 이어졌다. 50명의 군인이 숨지고 정부는 MNLA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

이 지역에선 AQIM의 활동도 활발하다. 지난해부터 프랑스군 주도하에 이슬람 반군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프랑스군 관계자는 알카에다 이슬람 세력이 비행기 순항고도까지 도달할만한 사거리를 가진 미사일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으나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민간 항공기들을 대상으로 이 지역 운항을 피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도 동체에 손실을 줄 만큼 직접적인 공격이 아닌 이상, 기상 악화로 인한 추락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직 조종사는 악천후로 인한 추락이 “신뢰성이 떨어진다”며 “이런 비행에서는 구름대를 피하는 것이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특별히 문제삼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알제리항공 여객기 잔해와 시신 일부가 말리 국경지대 불리케시 마을에서 발견됐다.

블레즈 콩파오레 부르키나파소 대통령의 측근은 “국경지대인 말리의 불리케시 마을에서 우리 정부 관계자가 시신 일부와 비행기의 잔해를 발견했다”며 “모두 불에타 흩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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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기와 동일 기종인 맥도널더글러스사의 MD-83. [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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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리케시 마을은 부르키나파소 국경에서 말리 쪽으로 50㎞ 정도 떨어진 곳이다.

프랑스 정부는 탑승자 중 절반에 가까운 51명이 자국민으로 파악되자 위기대응반을 가동하고 전투기 두 대를 급파해 사고기 수색에 나섰다.

알제리와 인접국인 말리와 니제르, 그리고 말리에 파견된 유엔평화유지군도 사고기 수색에 참여했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참사가 확실하다면 나라 전체에 매우 비극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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