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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케이블은 추격해오고…지상파TV 예능 치열한 생존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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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日오후 편성시간·평일 심야 신규프로 놓고 격돌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지상파TV 시청률의 전반적인 하락 속에서 예능프로그램 경쟁이 최근 더 치열해지고 있다.

지상파 3사 예능국은 전통적으로 주말과 평일 심야시간대라는 2개의 전선(戰線)을 두고 경쟁하는데 최근 3사가 일요일 프로그램 편성을 놓고 날 서게 대치해 '뉴스'가 됐다.

3사는 또 최근 한달 사이 잇달아 평일 심야시간 신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시청자의 마음을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이들 신규 프로그램의 초반 성적이 영 신통치 않은 가운데 tvN을 중심으로 한 케이블과 종합편성 채널 예능 프로그램들이 지상파를 위협할 정도로 커가고 있어 지상파 3사 예능프로그램은 이제 자기들끼리만의 싸움에 머무를 수 없는 지경이 됐다.

◇ 불붙은 일요일 오후 4시 편성전쟁

일단 KBS와 MBC가 당장 일요일 오후 4시대에 방송되는 간판 예능들의 편성시간을 두고 세게 맞붙었다.

오후 4시대에는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1박2일)와 MBC '일밤'(아빠! 어디가?·진짜 사나이),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런닝맨)가 방송되고 있다.

MBC는 다가오는 일요일인 27일 '일밤'을 종전보다 10분 앞당긴 오후 4시에 방송하겠다고 예고했다. KBS '해피선데이'가 지난 20일 예고시간보다 이른 4시 3분에 변칙적으로 방송한 데 따른 대응 조치라는 설명이다.

이에 KBS는 제작 상황에 따라 방송 시작시각과 분량은 변화할 수 있고 시청자들이 콘텐츠를 보고 판단하면 되는 문제라는 입장이다.

박태호 KBS 예능국장은 25일 "방송사마다 편성 자율권이 있는 만큼 타사들이 방송시간을 앞당기는 데 대해서는 노코멘트"라면서 "KBS는 주어진 현실에서 기존 4시10분 방송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SBS 관계자는 "두 방송사와 편성시간을 가지고 경쟁할 생각이 없다. 3사 모두 편성표라는 건 매일 바뀌는 것이고 가변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10년 전만 해도 일요일 오후 6시대에 방송되던 간판 예능의 방송 시간은 계속 앞당겨지면서 오후 4시에까지 다다랐다. "이러다 일요일 오후 3시대에 방송될 판"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방송사들이 편성시간대에 민감한 것은 과거와 달리 일요 예능에서 뚜렷한 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1분이라도 먼저 시작해 시청자를 붙잡아 두겠다는 전략 때문이다.

또 방송이 시작되면 관련 기사들이 실시간으로 인터넷에서 쏟아지고, 이것이 다시 새로운 시청자들을 끌어모으고 방송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제작진으로서는 편성 욕심을 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 심야 예능의 옛 영화, 누가 되찾을까

평일 심야 예능도 3사가 피 튀기는 경쟁을 벌이는 또 다른 전선이다.

3사는 평일 밤 11시대에 야심 차게 준비한 새 프로그램들을 배치, 심야 예능의 옛 영화를 먼저 되찾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이효리가 문소리, 홍진경과 함께 출격한 SBS의 색다른 뉴스쇼 '매직아이'는 지난 8일부터 밤 11시대에 방영되고 있다. 스타 팬미팅 형식을 빌린 강호동의 MBC 토크쇼 '별바라기'는 정규방송 한 달째를 맞았다.

KBS도 유재석이 진행하는 남자들의 집단 토크쇼 '나는 남자다'를 다음달 8일부터 밤 11시대에 방송한다.

밤 11시대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TV시청 '황금시간대'였으나 엇비슷한 색깔의 토크쇼인 MBC '놀러와', SBS '강심장'과 '고쇼', KBS 2TV '승승장구' 등이 시청률 부진 속 하나둘씩 폐지되면서 명성을 잃었다.

하지만 새롭게 선보인 프로그램들도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어 방송사들은 여전히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매직아이'와 '별바라기'는 시청률 2~3%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이효리와 강호동이라는 대어급 스타를 내세웠지만 시청률은 참담한 수준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재석을 내세운 '나는 남자다'가 어떤 결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 지상파 못지않은 케이블·종편 예능

그사이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 예능 프로그램들은 차별화된 콘텐츠로 지상파 부럽지 않은 인기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tvN은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에 이은 해외 배낭여행 시리즈 3탄인 '꽃보다 청춘'을 다음달 1일부터 방송한다.

40대 음악인인 유희열·이적·윤상의 페루 팀과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3인방인 바로·손호준·유연석의 라오스팀의 배낭여행은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몰고 다니고 있다.

tvN 'SNL 코리아' 역시 지상파 토크쇼의 한계를 보란듯이 뛰어넘으며 매회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독특한 포맷으로 승부수를 던진 예능도 있다.

종편인 JTBC '국경 없는 청년회-비정상회담'은 각국 대표를 자처하는 주한 외국인 11명이 정상회담을 연다는 설정과 대표들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 구축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 밖에도 집단 토크와 정보라는 특색을 내세운 종편의 다양한 예능들도 중장년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면서 지상파채널이 부럽지 않은 상황이다.

케이블과 종편채널 예능프로그램은 표현과 소재에 있어 지상파보다 한층 자유로운 점을 무기로 훨씬 다양하고 발칙·발랄한 시도를 하며 시청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그럼으로써 지상파 예능프로그램들이 더이상 자기들만의 리그에 머무를 수 없게 위협하고 있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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