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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조전혁, 3억대 배상 확정…‘전교조 마녀사냥’ 끝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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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공개 말라’ 법원 결정 무시하고

2010년 전교조 명단·학교 등 공개

대법원 “3억4000만원 지급하라”

내달 4억5000만원 소송 선고도 관심

명단 게재 동아닷컴 2억대 배상해야


‘전교조 스토커’로 불리는 조전혁(55) 전 새누리당 의원(현 명지대 교수)이 결국 법정 싸움에서 졌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2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조합원 3400여명이 조합원 명단 공개는 불법이라며 조 전 의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인당 10만원씩 모두 3억4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조 전 의원한테 받은 조합원 명단을 인터넷에 공개한 <동아일보> 인터넷 매체 <동아닷컴>도 2억7000만원을 배상하게 됐다.

대법원은 조 전 의원의 전교조 명단 공개에 대해 “노조 가입 정보가 공개되면 조합원들이 불이익을 우려해 탈퇴하거나 비조합원들이 가입을 꺼리는 등 단결권 침해를 초래한다”며, 사생활 비밀과 노조 단결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또 “교원이 전교조에 가입한 것 자체로 곧바로 학생의 수업권과 부모의 교육권이 침해된다고 볼 수 없다”며 “설령 학생이나 학부모가 전교조 가입 여부를 알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외부에 널리 공표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조 전 의원이 전교조와 ‘악연’을 만든 것은 2009년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교육부 국정감사 때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소속이던 조 전 의원은 ‘학부모의 알 권리’를 이유로 교육부에 전교조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가입자 명단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그는 이듬해 1월에 다시 명단 제출을 요구했다. 교육부는 두달 뒤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근거로 전교조 조합원 등의 명단을 제출했다.

이에 전교조와 조합원 16명은 곧바로 서울남부지법에 명단 공개 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법원은 2010년 4월15일 이를 받아들여 “조합원 명단을 인터넷이나 언론에 공개하면 안 된다”고 결정했다.

그럼에도 조 전 의원은 법원 결정을 무시한 채 나흘 뒤 자신의 인터넷 누리집에 ‘전교조 조합원 명단’이 포함된 ‘각급학교 교원의 교원단체 및 교원노조 가입현황 실명자료’를 올려 보름가량 게시했다. 자료에는 전교조 조합원들 이름과 학교, 담당 과목이 나와 있었다.

조 전 의원이 명단 공개를 강행하자, 전교조는 법원에 이행강제금 부과를 신청했다. 법원은 명단 공개를 계속하면 전교조 쪽에 하루 2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김효재·정두언 등 한나라당 의원 9명은 법원 결정을 ‘조폭 판결’이라고 비난하며 집단적으로 ‘명단 공개’에 따라 나섰다.

결국 조 전 의원은 2010년 5월3일 “어마어마한 이행강제금에 국회의원을 떠나 한 개인으로서 양심의 자유가 결박당했다”며 전교조 명단을 누리집에서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두달 뒤 전교조 사무실에 돼지저금통을 들고 나타나 이행강제금의 일부라며 481만원을 거의 대부분 동전으로 내놓는 ‘퍼포먼스’를 했다. 법원은 나머지 이행강제금 부과를 위해 그의 의원 세비에 압류 결정을 내렸다.

다른 전교조 조합원 4500여명이 같은 이유로 조 전 의원과 정두언 의원 등 새누리당 전·현직 의원 9명, 동아닷컴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은 다음달 22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1심은 조 전 의원이 조합원 1명당 10만원씩 4억5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 판결까지 확정되면 조 전 의원이 전교조 조합원들에게 지급해야 할 배상금은 지연이자를 더해 모두 12억9000만원에 이른다. 최근 전교조는 조 전 의원이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받을 예정인 선거보전비 39억여원 가운데 12억9000만원에 대해 법원에서 압류 및 추심명령 결정을 받아냈다. 전교조 쪽은 지금까지 조 전 의원의 세비에서 압류한 1억여원을 지급받았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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