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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죽은 유병언 때문에'…최재경 지검장 눈물의 퇴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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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인천=뉴시스】차성민 기자 =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관련한 검찰 부실수사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최재경(51) 인천지검장 퇴임식이 24일 오후 인천지검에서 열렸다.

이날 퇴임식에서 최재경 지검장은 눈물을 보였으며 일부 직원들도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렸다.

최 지검장은 퇴임사에서 "오늘 정 들었던 검찰, 인천지검을 떠나 평소 꿈꿔왔던 비(非)공직자, 평범한 시민의 일상으로 돌아간다"며 "1988년 3월 검사로 첫 발을 내딛은 이후 27년의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도와주신 선·후배, 동료와 여러 직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갑작스럽게 여러분에게 작별을 고하게 돼 그 어떤 말로도 아쉽고 서운한 제 마음을 표현할 수 없지만 제가 부덕한 소치로 오히려 여러분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린 것 같아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

그러면서 "지난해 12월24일에 부임해서 7개월여 동안 여러분과 함께 근무했던 시간들은 제 인생의 축복이자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며 "세월호 선주 및 선사(26명 구속기소), 해운 비리 수사(18명 구속기소)와 관련해 2개의 특별수사팀을 꾸려 총 44명을 구속 기소하고 1000억원이 넘는 재산을 추징보전하는 등 여러가지 수사 측면에서도 괄목할만한 결과가 있었다"고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특히 "지난 3개월여간 세월호 관련 수사로 여러분께 과중한 짐을 얹어 드렸음에도 이를 이해하고 적극 참여해 주신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김회종 특별수사팀장 이하 윤재필·정순신·주영환 부장과 12명의 검사 그리고 많은 수사관들이 5월18일부터 두 달 넘게 사무실 야전 침대에서 생활하거나 범죄자를 쫓아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고생했다"고 유병언 수사에 대해 회상했다.

다만 "유병언 회장을 체포해서 법정에 세워 사법적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망에 100%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국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잘못된 일이 있었다면 그것은 오로지 지휘관인 제 책임이고 그간의 적지 않은 성과는 오로지 수사팀 구성원들의 땀과 헌신 덕분이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검찰은 저력이 있는 조직이고 여러분의 의지와 노력으로 볼 때 조속히 남은 수배자들을 검거하고 책임재산을 최대한 확보해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로할 수 있도록 하라는 중차대한 소명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을 믿고 응원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앞서 최 지검장은 유씨 관련 부실 수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날 김진태 검찰총장에게 사의를 표명한데 이어 이날 오전 대검에 사표를 제출했다.

최 지검장의 사표는 이날 중 법무부와 안전행정부 등을 거쳐 최종 수리될 예정이다.

csm7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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