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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현장르포] “회 먹는 요우커 등장에 상인들 중국어공부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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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광객으로 넘치는 노량진 수산시장
수산시장 현대화 공사로 중국 관광객 명소로 부상
수산물 도매가 판매로 한번에 30만~40만원 팔려


파이낸셜뉴스

최근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 시장 현대화 공사가 끝나면 더 많은 중국인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일가족이 상인과 가격을 흥정하고 있다.


#.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의 한 매장에서 최근 한 무리의 중국인 손님이 간단한 영어에 손짓, 몸짓을 섞어 수산물 가격을 흥정하는 모습이 보였다. 상인은 대야에서 헤엄치던 활어 한 마리를 더 건지며 "에이티 사우전드!"라며 손가락 여덟개를 펼쳤다. 무리 중 한 명이 상인에게 1만원짜리 지폐 8장을 건네며 "씨에씨에"라고 말했다.

24일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에 따르면 최근 수산시장과 인근 로드숍에서 중국어 공부 열기가 뜨겁다. 중국인들의 발걸음이 많아지면서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이색적인 장면들이 연출되고 있다.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공사가 시작된 후 인근 화장품 로드숍에서 매니저로 근무하는 김모씨는 중국어 회화 공부를 시작했다.

동료 직원은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분 거냐"고 물었고 김씨는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설명을 들은 동료 직원은 무릎을 탁 치며 본인도 중국어 공부를 시작해야겠다고 말했다.

최근 시설 현대화작업이 한창인 노량진 수산시장이 중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로 조금씩 변하고 있다. 제철을 맞은 민어와 참돔을 비롯해 팔뚝만한 베트남산 새우를 다른 곳보다 싼 가격에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명동이나 신촌을 찾는 중국인이 '화장품 큰손'이라면 노량진을 찾는 중국인은 '수산물 큰손'이라고 할 만큼 통도 크다.

수산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최우창씨는 "중국에 우리나라 명소가 소개돼 수산시장에도 중국인이 찾아오기 시작했다"면서 "가족 단위로 오면 한 번에 20만~30만원어치나 사서 다 먹고 간다"고 중국인 관광객의 씀씀이를 설명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노량진을 찾게 되며 손님이 늘어난 곳은 수산시장뿐만이 아니었다. 노량진역 인근에 있는 화장품 로드숍 역시 중국인 관광객 덕을 보고 있다. 수산시장에 온 김에 화장품도 보고 가는 손님이 생긴 것이다.

특히 9호선 노량진 2번 출구 앞에 있는 W사가 중국인 관광객 덕을 톡톡히 봤다. 9호선을 타고 노량진에 올 경우엔 2번 출구로 나와 1호선 역사 통로를 이용해 수산시장으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W사는 9호선 2번 출구와 1호선 역사 사이에 있어 중국인 관광객의 동선 안에 있어 손님을 끌기 쉽다. 위치의 이점 덕에 종종 명동이나 종로의 큰손이 부럽지 않은 통 큰 손님도 받는다.

W사 점원 이지현씨는 "30만~40만원 정도 대량 구매하는 중국인 손님도 있다"며 "대개 수산시장에 왔다가 우리 지점에 오는데 시장 현대화 공사가 끝나면 더 많은 중국인이 올 거라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길 건너편에 위치한 다른 로드숍에서도 최근 중국인 손님이 늘었다고 답했다.

서태민 매니저는 "노량진은 신촌이나 종로 같은 곳에 비하면 중국인 관광객이 적은 편인데 지난 5월 노동절 연휴나 2월 춘제(설) 연휴엔 꽤 많은 중국인 손님을 받았다"면서 "수산시장 현대화 공사가 마무리되면 지금보다 더 많은 중국인이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양창모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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