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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단독] LG전자, 미래형 車부품업체로 변신 카운트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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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美 가전박람회서 전기차 부품·커넥티드카 기술 선봬

차량용 '오디오+비디오 내비',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등

계열사 지원 힘입어 기술 개발 속도, 일부선 "전기차 제작 나서나" 예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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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내년 초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인 가전박람회(CES)에서 커넥티드카(정보기술이 결합된 자동차)와 전기자동차 부품 선도업체로의 변신을 본격 선언한다.

지난해 7월 자동차 부품 관련 조직을 모아 자동차부품사업본부(VC)를 출범시키고 전기차 부품과 커넥티드카 관련 정보통신(IT) 기술 연구개발(R&D)을 집중적으로 펼쳐 온 구체적 성과들을 이 박람회에서 대거 공개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부품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겠다는 계획이다.

23일 자동차, 전자 업계에 따르면 현재 LG전자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첨단 차량용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시스템이다. 운전자가 자동차와 연동된 스마트폰에서 실시간 제공하는 위치정보 등을 운전석 앞 디스플레이에서 확인하고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 기술이다. 임종락 LG전자 VC사업본부 상무는 “현재 자동차 계기판은 속도나 연료 상태를 알려주는 운전석 앞 화면과 내비게이션이 있는 센터페이스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를 하나로 모아 운전자가 화면 하나로도 모든 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무선인터넷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모바일기기와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올해 출시를 앞둔 아우디의 3세대 TT, 폴크스바겐의 8세대 파사트 등에 채택된 첨단 기술이다.

LG전자는 지난달 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개발자회의에서 구글의 새로운 표준 기술을 적용한 차량용 AVN디스플레이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음성과 영상을 전송ㆍ송출하는 기술을 시연했다. 아울러 현대기아차, 제너럴모터스(GM), 구글, 파나소닉, 엔비디아 등 글로벌 자동차, IT 회사들이 함께 미래형 커넥티드카를 만드는 연합체인 ‘오픈오토모티브얼라인어스(OAA)’에 참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뿐만 아니다. 최근 LG전자는 한 대에 5억~6억 원하는 전기차용 가상시뮬레이터(EV hils)를 도입했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매니지먼트시스템(BMS), 모터컨트롤유닛(MCC) 등 전기차 관련 각종 기술을 테스트하는 설비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ㆍ기아차도 아직 도입하지 않은 첨단 설비”라며 “LG전자가 전기차 부품 개발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또 전방 카메라를 통해 차가 위험한 상황을 스스로 인지하고 멈추거나 피할 수 있는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기술 개발도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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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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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자동차 부품 분야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에 대해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2000년초부터 현대기아차와 손잡고 차량용 텔레매틱스 기술을 공동 개발 하는 등 전방위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시스템 에어컨, 스마트폰 등을 통한 기술 축적과 LG화학(전기차 배터리), LG이노텍(모터, 통신 카메라 모듈, LED램프), LG디스플레이(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계열사들의 든든한 기술 지원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전기차의 핵심인 모터, 인버터, 컴프레서 등은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의 LG전자가 경쟁력을 지닌 핵심 기술과 관련이 깊고, 인포테인먼트 분야는 TV, 디스플레이 분야와 오랫동안 공동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항수 산업연구원 박사는 “LG그룹은 2011년 프랑스 글로벌컨설팅그룹 입소스의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2년 동안 VC사업본부 신설, 800여 명의 연구인력이 모인 인천캠퍼스 완공 등 치밀하게 조직 정비를 해 왔다”며 “미래 자동차는 75% 이상이 전장 관련 기술과 배터리가 차지할 것이며 LG는 이들 분야에서 경쟁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LG전자 VC사업부의 매출액이 지난해 1조500억원에서 올해 10%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2,3년 후부터 전기차 부품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매출이 늘어나고 이익의 본격적 증가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LG CNS로부터 인수한 자동차컨설팅회사 V-ENS가 이미 해외에서 자동차 조립, 설계를 진행한 점에 주목해 LG전자가 직접 전기차 제작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굳이 조립 생산까지 해서 얻는 수익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이 있고 제조 능력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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