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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유병언 사망 / 의혹과 진실] 18일만에 80% 백골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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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溫, 비온 날 7일, 곤충·야생동물 활발…

법의학자들 "조기 半백골화 충분히 가능"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屍身) 상태를 둘러싸고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죽은 지 대략 보름 만에 시신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 부패·훼손될 수 있느냐는 의문이 논란의 핵심이다. 일각에서는 "유씨가 아닌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지만, 전문가들은 "시신이 발견된 장소와 당시 날씨를 고려하면 충분히 그만큼 부패될 수 있다"고 말한다.

유씨는 지난 5월 25일 밤 전남 순천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에서 수사망을 빠져나갔고, 행방이 묘연하다가 지난 6월 12일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유씨는 잠적에서 발견까지 18일 사이 "얼굴뼈가 드러나 보일 정도로 80%가량 백골화(白骨化)된 상태가 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고온(高溫)의 습한 날씨, 시신 주변의 동물과 구더기·곤충 등으로 인해 부패 속도가 빨랐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유씨가 사라진 18일 사이 순천 지역 평균 기온은 20도가량으로 최고 기온은 30도를 넘었으며, 비 온 날이 7일이나 되는 등 습도도 높았다.

유성호 서울대 법의학 교수는 "유씨 시신이 고온 다습한 환경에 노출돼 있었고 외투가 그 열을 보온해주는 역할을 해 세균 증식이 빨랐을 것"이라면서 "주변이 밭이라 동물과 곤충에게 노출돼 빠르게 살이 잠식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부패한 시신 위에 파리가 알을 낳아 구더기가 번지고 딱정벌레 등이 살을 빠른 속도로 먹은 것으로 보이며 쥐까지 개입했다면 부패가 더 빨리 일어났을 것"이라고 했다.

이숭덕 서울대 법의학 교수는 "이 정도의 부패는 10여일 안에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부패는 요인이 매우 다양해서 유씨처럼 빠를 수도 있고, 과거 남편 시신을 7년간 데리고 산 아내 사례 같은 일도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윤성 서울대 법의학 교수는 "죽은 지 보름 정도 되는 시신이 이렇게 부패될 가능성은 낮으나 불가능하지는 않다"며 "시식성 곤충과 야생동물이 활발한 5~6월 초였기 때문에 부패가 빨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주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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