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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프로축구> 최용수 "히딩크 감독에게 복수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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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12년 올스타전에서 최용수 서울 감독 골을 터트린 뒤 웃통을 벗고 '발로텔리 세리머니'를 펼치자 팀 동료들이 축하해주고 있다.<<연합뉴스DB>>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 사령탑 가운데 최고의 '입담'을 과시하는 최용수(41) 감독이 올스타전을 앞두고 '팀 박지성'의 사령탑으로 나서는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소심한 복수'를 예고했다.

최용수 감독은 2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 with 팀 박지성'에서 '팀 K리그'의 코치 역할과 함께 후반전에는 주심을 맡는다.

애초 제주 유나이티드의 박경훈 감독이 주심으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몸을 만드는 과정에서 컨디션 난조에 빠지자 최 감독에게 급히 주심 역할이 떨어졌다.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최 감독은 짐짓 진지한 표정을 지은 뒤 "어떤 이벤트를 준비해야 할지 걱정이네요"라고 장난기 어린 눈웃음을 보였다.

최 감독은 지난 2012년 'K리그 올스타'와 '2002년 월드컵 대표팀'의 맞대결로 치러진 올스타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웃통을 벗고 포효하는 일명 '발로텔리 세리머니'를 펼쳐 팬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에서 이탈리아의 공격수 마리오 발로텔리(맨체스터 시티)가 보여준 세리머니를 흉내 낸 것. 하지만 현역 시절 근육질은 사라지고 뱃살이 볼록 나온 모습 때문에 '뱃살텔리'라는 별명이 한동안 따라다녔다.

그로부터 2년 만에 올스타전에 다시 초대받은 최 감독은 이번에도 재미있는 이벤트를 약속했다. 이번 콘셉트는 '패러디 열전'이다.

최 감독은 "이번 올스타전에서 딱 2번만 휘슬을 불 겁니다. 딱 2명만 퇴장시키면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겠죠"라며 "팀 자체 경기에서도 가끔 심판을 보는 데 너무 재미있다. 심판은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최 감독이 말한 2명은 '팀 박지성'의 지휘봉을 잡는 히딩크 감독과 팀의 리더인 박지성이다.

"박지성은 결혼을 앞두고 있어 선수 보호 차원에서 빨리 경기장 밖으로 내보내 줘야 한다"고 운을 뗀 최 감독은 "히딩크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내가 준비를 많이 했는데 경기에 잘 내보내 주지 않았던 만큼 끝까지 복수할 것"이라고 말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로 최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항명 파동'이 불거져 히딩크 감독이 공개적으로 취재진에 이를 해명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당시 상황을 재미있게 패러디하려는 최 감독의 재치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최 감독은 농담 뒤에 진지함도 잃지 않았다.

그는 "실제로 현장 사령탑이 비록 이벤트이지만 심판을 맡는 것은 의미가 크다"며 "이번 월드컵을 보면서 국내 심판들의 수준이 절대 낮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서로의 역할을 이해하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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