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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유병언 마지막 행적…운전사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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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덮치기 전 누군가 데려갔다”

檢, 도피 동행 양회정 검거 주력

‘믿을 수 없다.’

유병언(73) 청해진해운 회장이 변사체로 발견됐으나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측이 유 회장에 대한 검·경의 신원 확인 결과를 불신하는 듯한 반응을 보여 배경에 궁금증이 생기고 있다. ‘구원파 지도자의 죽음을 믿지 못하겠다’는 감성적 반응만은 아닐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검·경 수사에 혼선을 주려는 일종의 여론전이라는 평가도 있다. 검찰은 꼬여가는 상황을 정공법으로 풀겠다는 입장이지만 잘될지는 미지수다. 일단 유 회장 사망과 관련한 미스터리를 풀어줄 핵심 인물로 꼽히는 유 회장 운전사 양회정(56)씨 검거에 주력할 계획이다. 검찰은 유 회장 장남 대균씨 등 주변 인물들이 스스로 검·경에 나와주기를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세계일보

◆유 회장 사망 못 믿어… 구원파 속내는

이태종 구원파 임시대변인은 23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 발표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유 회장 유족들이 변사자 신원을 확인하고자 했지만 허락되지 않았다”며 “직접 눈으로 확인한 후에야 내부 입장을 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DNA 검사와 지문 확인을 통해 변사체가 유 회장 시신으로 확인됐다는 발표에도 구원파 측이 이런 입장을 보이는 것은 교단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사실상 구원파의 교주이자 정신적 지주인 유 회장의 죽음을 사실로 인정할 경우 당장 신도들이 동요로 혼란을 겪을 수 있다. 또 구원파가 유 회장 도피를 돕는 세력과 반대 세력 간 내분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져 유 회장 도피 실패에 따른 책임 공방 속에 교세가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 수사를 불신하는 여론을 등에 업고 수사에 흠집을 내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이 대변인은 “국민들도 (유 회장 사망을) 안 믿는 것 같다. 아직도 풀리지 않은 의문이 많다”고 말했다. 여론이 검·경에 의문을 품고 있다고 강조한 것은 유 회장 시신 확인 과정에서 부실수사 의혹으로 질타를 받는 검찰과 경찰을 궁지로 몰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를 통해 유 회장 측근 등 구원파 내부로 향하는 검찰 수사를 더디게 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검찰, 측근 수사에 박차

그럼에도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 회장 도피 조력자 검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일단 유 회장 운전사로 도피 과정에 동행했던 양씨가 ‘키맨’으로 꼽힌다.

앞서 검찰은 지난 15일 양씨를 ‘김 엄마’(김명숙·59)와 함께 유 회장 은신처를 마련하는 등 도피를 전반적으로 도운 혐의로 공개수배했다. 특히 양씨는 검·경이 5월25일 유 회장이 은신했던 전남 순천 솔재 인근 ‘숲속의 추억’ 별장을 급습하기 직전까지 유 회장과 함께 있었던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유 회장이 5월25일 별장을 빠져나와 6월12일 근처 매실밭에서 변사 상태로 발견됐기 때문에 당시 유 회장의 상황을 가장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 양씨일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양씨는 5월29일 전북 전주의 한 장례식장 주차장 폐쇄회로(CC)TV에 모습이 잡힌 이후 행적이 묘연한 상태다. 검찰의 한 관계자도 전날 “사망 경위를 밝히려면 양씨가 판단한 당시 유 회장 상태에 대한 진술이 필요하다”며 “신속히 자수해주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월25일 순천 별장에서 검거된 유 회장의 개인비서 신씨는 검찰에서 “검찰이 덮치기 하루 전 누군가가 유 회장을 데려갔다”라고 진술했다. 이 진술이 사실일 경우 그 인물이 유 회장의 최후를 가장 가깝게 설명해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여전히 도주 중인 유 회장 장남 대균(44)씨와 김씨, 대균씨 도피를 도운 혐의로 공개수배된 김씨의 딸 박수경(34)씨 등을 검거하기 위해 수도권 지역 등을 수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호 기자 com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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