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코레일 안전불감증 위험수위…'공포 열차' 이대로 괜찮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09~2012년 모두 650건…올들어서만 10여건 아찔한 순간 속출]

머니투데이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사고·고장률이 지구 1000바퀴 돌 때 한 번 발생할 정도의 우수한 수준이 입증됐다."

지난해 7월 코레일이 철도차량 고장률을 밝히면서 자랑했던 홍보성 문구다. 차량 고장률은 100만㎞를 운행할 때 차량 고장이 발생한 건수로 그해 상반기 차량 고장률은 0.026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구 1000바퀴를 돌 때 한 번 발생하는 꼴이라고 코레일은 밝혔다.

그로부터 3개월 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철우 의원(새누리당)이 공개한 철도차량 고장 현황은 충격적이었다. 이 의원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4년간 철도 차량고장 세부 조사현황을 통계로 뽑아보니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모두 650건이 발생, 연 평균 165건에 달했다.

특히 4년간 고장에 의한 열차 지연시간이 2만6961분으로 평균 41분마다 1건씩 고장이 발생했다. 이 의원은 이를 '안전불감증'에 의한 것으로 규정했다. 이 같은 지적이 있은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코레일 안전불감증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올들어서도 알려진 크고 작은 사고만 10여건에 달한다. 1월 서울 지하철 4호선 금정역에서 사당역을 사이에서 단전사고가 발생해 운행이 중단되는가 하면, 2월 설 명절 기간에는 경부선 새마을호 열차가 직산~두정역 사이에서 꼬리 객차가 궤도를 이탈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1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서울 지하철 1호선 열차가 동력전달장치 고장으로 용산역에서 30분간 멈춰서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안전유리가 장착됐어야 할 열차 창문이 날아온 돌에 깨지는 어이없는 사고도 있었다. 부산으로 향하던 무궁화호 열차가 경기도 오산역에서 유리가 깨지면서 승객 5명이 파편에 맞았다.

날아오는 돌을 코레일 과실로 볼 순 없지만 안전유리가 아닌 일반유리가 장착돼 승객들은 날카로운 유리에 크게 다칠 뻔 했던 아찔한 사고였다. 열차유리는 모두 안전유리를 쓰도록 한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결과다.

4월에는 수도권 지하철 열차가 탈선하는 일도 벌어졌다. 서울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과 삼각지역 사이에서 열차가 탈선, 5시간 동안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한 달 뒤에는 신호기 고장 때문에 멈춰선 열차가 오르막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300m를 후진했다가 다시 출발하는 일도 벌어졌다.

올들어선 전기절열장치(애자)가 폭발하는 사고가 유독 잦았다. 5월에는 지하철 4호선 금정역에서 애자가 폭발하는가 하면, 6월에는 분당선 선릉역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져 승객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출근길 왕십리역에서는 제동이 풀리지 않아 열차가 이동을 못해 승객들이 후속열차로 갈아타기도 했다.

지난 22일 강원 태백에서 발생한 열차 충돌 사고는 일련의 크고 작은 사고들에서 이미 예고됐다는 지적이다. 장비결함에 의한 사고라고 해도 근본적으론 적기 투자와 점검 등 예방 가능한 영역이란 점에서 인재에 해당되기 때문에 기관사 과실로 추정되는 이번 사고도 안전불감증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적기에 투자를 하려면 충분한 예산이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핵심은 안전의식"이라며 "이런 의식이 없다면 아무리 예산을 많이 투입해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지산기자 san@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