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주말 예능 확대 경쟁, 과연 누구의 욕망인가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OSEN=윤가이의 실은 말야] 지상파 3사의 주말 예능 방송 시간이 엿가락처럼 늘어나고 있다. 조금씩 조금씩 눈치 보기를 이어가던 3사는 어제(23일) MBC가 27일 방송될 '일밤'은 종전 시작 시간보다 앞당긴 오후 4시에 시작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첨예한 갈등전으로 치달았다.

MBC는 자신들이 편성 시간을 앞당겨 방송 시간을 10분 늘린 것은 지난주에 KBS가 '해피선데이'를 변칙 편성한 데 대한 맞수(대응)라는 입장이다. 이같은 MBC의 편성 공지가 있고나자 KBS와 SBS 측은 언론 등을 통해 볼멘소리를 내놓으며 대응책을 강구 중이다.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10분 줄거나 늘어나는 게 이토록 침 튀길 일이냐 싶겠지만 프로그램의 흥행(시청률)과 입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방송사나 제작진으로선 민감한 사안이다. 더 나아가 결과적으로 3사의 이 같은 출혈 경쟁은 콘텐츠의 질적 저하를 불러올 수 있고 이는 시청자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는 문제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간 확대는 과연 누구의 욕망일까. 3사가 서로 변칙이니 맞불이니 해가며 시간 싸움을 벌이게 되는 건 결국 욕망으로 인한 경쟁이다. 시청률 1위, 우월한 입지, 압도적 존재감에 관한 야망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상파 예능국 관계자들은 사실상 이 같은 싸움의 주범(?)은 제작진이라고 말한다.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띄우기 위한 일선 PD들의 욕망이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물론 예능국장 혹은 더 윗선의 입김이 작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상 프로그램 시청률에 목을 메고 직접적으로 좌지우지 되는 건 해당 프로그램의 PD들이기 때문에 스스로 비책을 강구하게 되는 것. 시청률을 올리고 이슈를 모으기 위한 방편 중엔 남(경쟁작)보다 빨리, 더 길게 더 많이 방송하는 것이 꽤 긴요한 방법이다.

결국 담당 PD들이 동시간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방송 시간이나 편성에 대해 고심할 수밖에 없고 꼼수든 아니든 몇 분이라도 더 빨리 시작하거나 늦게 끝나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유입을 노린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선임들에게 편성 변경이나 방송 시간 확대에 대한 읍소(?)를 넣는 경우가 왕왕 있다는 것.

일부 제작진은 언론이나 외부인들에게 "방송 시간이 늘어나면 우리도 고충이 많다"고 죽는 소리를 하기도 하지만 속내는 좀 다르다는 게 내부의 말이다. 지상파 예능국 한 관계자는 "겉으론 앓는 소리를 하더라도 사실상 PD들 입장에서는 10분, 20분 더 추려 내보내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로 인해 업무량이 늘어난다거나 프로그램 운영이 힘든 것보다 그래도 시청률 1위를 하고 광고가 잘 붙는 것이 최고다. 철저히 경쟁이고 성적으로 평가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분명히 이 같은 출혈 경쟁은 여러 위험 요소를 떠안고 있다. 일단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 입장에서는 콘텐츠의 질적 저하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고 그로 인한 언론과 시청자들의 뭇매가 두렵다. 최근 주말 예능에 편성을 타진 중인 한 신규 프로그램 출연자 측은 OSEN에 "주말 시간에 편성되는 게 황금시간대라 최상의 자리라던 걸 옛말이다. 한 코너가 2시간씩 방송되는데 시청자들 입장에서 몰입도가 떨어지고 애써 활약한 출연자가 애꿎은 돌을 맞을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MBC 예능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OSEN에 "방송 시간이 늘어나면 프로그램 재미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면서 "편성은 제작 실무자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고 3사 편성 책임자가 방송 시간을 조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지금처럼 오후 4시에 시작하는 것은 3사 모두에게 무리가 있고, 오후 5시께 동시 시작하는 것으로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issue@osen.co.kr
<사진> 아래, 룸메이트 SBS
[OSEN앱다운로드][야구장 뒷 이야기]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제보및 보도자료 osenstar@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