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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최경환 '신의 한수'는 배당···날개 단 코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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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수익률 2% 달성시 코스피 2500 돌파...배당수익률 1% 상향 내수부양 효과는 추경예산에 필적]

머니투데이

최경환 경제부총리(사진=이동훈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2기 경제팀이 사내 유보금 과세 카드를 꺼내자 증권가에는 배당이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1% 수준에 불과한 한국 증시의 배당수익률이 2배 오를 경우 코스피 지수가 25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지성 노무라증권 전무는 "코스피 지수가 이미 연중 최고 수준에 도달했지만 배당 수익률이 개선될 경우 20~30% 정도는 더 갈 수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경제 성장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배당수익률이 오른다면 투자심리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2013년 기준 한국 증시의 시가배당률은 1.1%로 전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배당은 투자자가 주식을 장기 보유하게 해주는 안전판 역할을 하는데 배당수익률이 낮은 코스피는 그간 '글로벌 현금인출기(ATM)'라는 오명을 얻을 만큼 외국인 투자자의 유출입이 잦았다.

22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0.43포인트(0.52%) 오른 2028.93, 연중 최고치로 거래를 마쳤다. 2기 경제팀의 출범과 더불어 외국인 순매수가 6일 연속 이어진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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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유정수 디자이너


◇사내유보 과세 실현시 코스피 '날개'=최경환 경제팀의 사내유보 과세에 시장이 환호하는 이유는 이 제도가 증시 부양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대만에서 이미 증명됐기 때문이다.

지난 1998년 대만 정부는 기업이 납입자본금 한도를 벗어나 이익을 유보할 경우 초과된 이익금에 1회에 한해 10%의 추가 법인세를 부과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이익 유보금에서 납입자본금과 생산설비 확충자금을 뺀 금액에 대해 10%의 추가 법인세를 납부해야 했다. 예를 들어 유보금이 2조원인데 납입자본금이 1조원, 생산설비확충자금이 5000억원이면 남은 5000억원에 대해 10%의 법인세를 부과한 것이다.

이에 대만 기업들은 현금 배당을 늘리기 시작했다. 기존 대만 증시에서는 현금배당보다 주식배당이 주류를 이뤘는데 도입 초기 2000~2004년 사이 현금배당이 전체 배당의 75.3%를 차지할 만큼 사내유보 과세 정책의 파급력이 컸다.

곽병렬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사내유보 과세 이전 대만증시의 배당수익률은 1.0% 수준에 불과했으나 시행 2년 이후 2.0%, 최근에는 2.8% 수준까지 올랐다"며 "배당수익률의 절대 수준에서는 한국의 1.0%와 비교해 2배 이상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수익률이 개선되자 대만 증시에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과세 전 평균 1~2% 수준이던 외국인 매매 비중(거래량 비중)은 14%까지 급증했다. 외국인 순매수 규모도 사내유보 과세 이후 크게 증가했다.

현재 대만증시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코스피 배당수익률의 2.6배에 달한다. 배당 프리미엄 덕분에 대만증시는 주당장부가치(PBR) 기준 한국증시 대비 70%의 할증을 받고 있다. 대만 사례에 비춰볼 때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 시가배당률이 2%로 올라갈 경우 지수가 지금보다 20%는 오를 것으로 판단했다.

◇배당수익률 1%의 경기부양 효과, 추경예산에 필적=증권가에는 이미 배당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의 배당 관련 발언 이후 '성장 배당주를 찾아라', '배당투자 바로 알고 하자', '배당투자의 정치경제학', '배당, 한국 증시의 차기 구원투수'같은 보고서가 쏟아지고 관련 설명회도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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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유정수 디자이너


특히 현대증권은 '배당의 경기부양 효과'를 구체적으로 추정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1.1%에 불과했던 배당수익률이 올해 2%로 1%포인트 상승한다면 올해 상장기업의 현금 배당금은 26조3800억원이 될 것으로 계산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지분율 37.4%)과 최대주주에게 돌아가는 몫 약 50%를 제외하면 적어도 13조2000억원이 국내 주주들의 계좌에 현금으로 꽂힌다는 분석이다.

이는 한국경제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이며 지난해 추경예산 17조3000억원에 필적할 만한 규모다. 배당금 증액만으로도 상당한 내수 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저금리 기조에 이미 인기를 끌고 있던 배당주 펀드에도 자금 유입이 계속되는 추세다. 2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신영고배당증권 펀드에는 1주일 만에 241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신영밸류고배당,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펀드에도 각각 142억원, 126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배당 펀드는 연초부터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는데 최근 들어 그 속도가 가속화됐다.

최광욱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전무는 "이미 증시에서는 현금성 자산이 많고 배당성향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정기예금 이자가 연 1% 수준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배당수익률의 상승은 주식의 상대적 매력을 높여 증시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오정은기자 agentlit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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