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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J Report] 강남 → 분당 → 수지 → 동탄 … 이제는 평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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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하하는 부동산 개발축

3086㎡에 16만 가구 43만 명 입주

삼성전자 공장, 미군 부대 들어서

중앙일보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형성되는 수도권의 부동산 개발축이 평택까지 내려갔다.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개발열기는 분당·판교를 지나 용인 수지, 수원 광교, 화성 동탄을 거쳐 이제 평택에 다다랐다. 다른 지역은 LH 등 공공기관이 대규모 택지개발을 주도한 반면 평택은 도시개발조합과 같은 민간 위주 개발사업 지구가 많다는 게 특징이다.

평택의 부동산 개발시장에 불을 댕긴 것은 주한미군 이전계획과 고덕 국제 신도시 개발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고덕 신도시에 입주키로 하면서 화력이 강해졌다. 평택시에는 현재 민간 20곳, 공공 7곳 등 총 27곳에 면적 3086㎡(935만평) 규모가 도시개발지구로 지정되어 있다. 이들 지구에 총 16만여 가구의 주택이 건립되고, 인구 43만명이 입주하게 된다. 이에 따라 현재 44만명인 평택인구는 2020년에는 100만명이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인구 44만 … 2020년엔 100만 도시로

중앙일보

이와 관련, 평택 곳곳에는 아파트·원룸주택 등이 건설되면서 경기가 활기차다. 도로변에는 원룸의 세입자를 찾는 현수막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주택용지및 다가구주택 매물이 즐비하다. 2년 전부터 다가구주택 건축이 시작된 서재지구의 분위기는 더 활발하다. 근로자 유입효과가 큰 고덕 지구 삼성전자 공장과 가까워서 그런지 그곳은 원룸주택 천지다. 다가구주택 부지만도 600여 필지나 되고, 더욱이 주택 400여개 동이 이미 완공됐거나 공사 중이다. 택지공사가 완료된 소사벌지구는 아파트 분양열기가 뜨겁다. 8월초쯤 택지조성이 끝나는 현촌지구와 환지계획이 완료된 용죽지구는 점포주택·도시형 생활주택 용지를 찾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잦다.

땅값도 엄청 올랐다. 원룸단지가 조성되는 서재지구는 2013년 5월 삼성전자 공장 착공 이후 2배 가량 뛰었으며 도시개발지구가 아닌 일반 계획관리지역도 50~60% 가량 상승했다.

다가구주택 건축붐으로 이곳의 소규모 건설업체들은 호황을 맞고 있다. 다가구주택 공사가 한창인 서재지구에 100여개 건축업자가 들어와 있다. 중개업소·건축설계사무소 등 관련 업종도 덩달아 성업 중이다. 이밖에 미궁에 빠졌던 480만㎡ 규모의 브레인시티 사업도 살아날 기미가 있는데다 미군 이전지역의 영외 거주 군인 주택 건설도 추진될 계획이어서 평택의 개발붐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LG전자 같은 대기업 공장 등 수요 기반이 든든해 평택 부동산의 미래가 밝다고 내다본다.

평택 도시개발 지구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평택시 서정동과 고덕면 일원에 들어서는 고덕 국제신도시다. 총 1320만㎡에 인구 13만4000여명이 입주하게 된다. 이곳 약395만㎡의 부지에는 삼성전자 공장 건설공사가 2016년 말 완공 목표로 한창 진행 중이다. 개발면적 300여만㎡인 소사벌지구에는 효성 등 일부 아파트가 이미 완공되었고 우미·반도·LH는 분양 중이거나 조만간 입주자 모집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재 부동산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은 서재지구다. 2012년부터 원룸주택이 건설되기 시작해 전체 621개 건축부지의 73%인 453 필지에 건축허가가 나갔다. 이미 건물 220여개 동은 완공됐고 나머지는 공사 중이거나 착수 단계다. 현촌지구는 일부 환지처분이 지연되어 8월초부터 건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각 조합원들의 환지 확정이 마무리된 용죽지구는 보상 문제가 미진한 곳이 있어 건물착공은 연말 쯤 가능하다는 게 시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나머지 지구는 사업이 진행 중이어서 2015~2016년께 건축 공사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재지구 원룸단지, 땅값 3.3㎡당 6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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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삼성전자 건립공사가 시작된 이후부터 땅값이 계속 올라 서재지구의 경우 원룸부지가 3.3㎡당 6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착공 전 280만~3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으로 뛴 셈이다. 현촌지구의 원룸부지는 3.3㎡ 500만원 선이고 용죽지구는 450만원 가량 되지만 매물 구하기가 힘들다. 소사벌지구는 이주자용 점포주택용지가 간간이 거래되고 있다. 부지면적이 230㎡ 전후로 공급가격은 3억원 선이었으나 지금은 프리미엄이 3000만원에서 1억원 가량 붙었다. 사업지구가 아닌 일반 관리지역은 평당 250만~300만원 선이고 도로변 상가부지로 적합한 곳은 500만원을 호가한다.

토지와 달리 아파트값은 큰 변화가 없다. 소사벌에 이미 입주 완료된 효성 백년가액은 3.3㎡당 890만~900만원 선. 당초 분양가가 비쌌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시세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현재 분양중인 아파트 분양가는 3.3㎡ 860만~890만원 선이다. 최근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일부는 프리미엄 500만~1000만원이 붙었지만 전매기간에 걸려 거래사례는 없다. 다가구주택은 투자용으로 인기다. “원룸단지가 형성돼 있는 서재지구의 경우 건물 연면적 60평에 원룸·투룸 8가구로 구성된 다가구주택의 매매가는 10억원, 연면적 110평에 17가구가 살 수 있는 주택은 14억5000만~15억원의 시세가 형성돼 있다. 위치와 집 구조에 따라 가격차이가 좀 난다.”(윤석렬 부자맘 공인중개사)

임대료는 원룸의 경우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8만원선, 1,5룸은 보증금은 똑같으나 월세가 45만원으로 좀 비싸다. 투룸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5만원이다. 복층형 구조로 만들어진 맨 꼭대기층은 전세로 1억5000만원 수준이다. 건축업자가 세입자를 다 채워주는 조건으로 거래된다. 다른 지역은 아직 다가구주택 건축이 활발하지 않다.

원룸 공급 과잉 … 꼼꼼히 살펴보고 투자를

원룸주택은 공급 과잉이라는 말이 나온다. 특히 서재지구는 원룸주택이 너무 많다. 가구수가 1500~2000 개로 추산된다. 그래서 세입자 구하기도 쉽지 않다. 그런 연유로 공실률이 20~30%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매물이 많아 거래도 잘 안되고 가격 또한 너무 올라 투자성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일부 업자는 실제 임대료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하여 투자성이 좋은 것 처럼 보이게 한 후 투자자들을 유인하기도 한다. 월세나 전세가격을 실제 가격보다 부풀려 인터넷 등에 올려 놓는다. 그래서 인터넷 매물소개에 나와 있는 임대 관련 내용은 실제와 많아 달라 현장을 방문해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이성미 평택부동산 대표)

앞으로 고덕신도시가 본격 개발되면 다른 지역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위축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고덕이 평택의 중심역할을 하게 되면 이곳의 부동산이 가장 인기가 좋을 것 아닌가. 주변 개발지역은 아무래도 인기 순위에서 밀려 결국 지금보다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서재지구를 비롯해 다른 지역은 가격이 너무 올랐다. 공급물량도 많아 당분간 조정기를 맞을 것으로 본다.”(평택시 도시개발 관련 공무원)

중개업소들은 다 자기가 취급하는 지역 부동산이 투자성이 좋다고 말한다. 그대로 믿을 게 아니라 여러 곳을 다녀본 뒤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 투자상품을 골라야 한다. 고덕 신도시가 완공되면 이곳에도 엄청난 주택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평택의 기존 주택 가격을 하락시킬 우려도 없지 않다. 또한 주변 지역에 새로운 원룸 단지들도 들어설 수 있어 임대수요가 풍부한 지역에 투자해야 공급 과잉 현상이 벌어져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

최영진 부동산전문기자

최영진 기자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com/center/v2010/power_reporter.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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