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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브레진스키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은 중대한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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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팔레스타인에 연일 포격을 퍼붓고 있는 이스라엘과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배후에 있는 것으로 의심받는 러시아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브레진스키는 20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매우 심각한 실수를 하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정부 지도자의 일원이 됐다는 것은 사실상 하마스와 함께 평화적 해결책을 찾겠다고 인정한 것”이라며 “이것이 실질적인 선택이다”라고 말했다. 브레진스키는 “하지만 네타냐후는 하마스를 모함하고 전쟁을 시작했다”며 “이스라엘 청소년 세 명의 죽음을 아무 증거도 없이 하마스의 책임으로 돌리고 이스라엘 여론을 선동해 가자지구 공격을 정당화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CNN 방송 화면 캡쳐


그는 “네타냐후가 이스라엘을 스스로 고립시킨 것”이라며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매우 경멸적인 일이며 결코 이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지금과 같은 행동은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도록 강제하는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브레진스키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여객기가 피격당한 사건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이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유럽에서 영토를 두고 무력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친러 반군들이 비행기를 격추시킨 행동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도에서 한참 벗어나 있는 것”이라며 “이 사건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국제재판소에서 심판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푸틴은 우크라이나 동서 갈등의 원인이 됐던 군사개입을 중단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푸틴은 국제체제와 유럽의 안전에 도전하는 게 된다”고 덧붙였다.

브레진스키는 미국과 유럽이 단합해 일관적인 행동을 계속하면 러시아의 태도를 바꿀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유럽연합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강도높은 제재를 꺼리는 데 대해서는 “유럽은 (러시아의) 위성국가가 되고 싶은가”라며 비판했다. 그는 항공모함을 러시아에 수출하려 하고 있는 프랑스에 대해서는 “지금 이 시기에 무기를 러시아에 팔아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영국에 대해서는 “런던이 러시아 금융거래의 도박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주요 지도자들은 지금이 전세계 체제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매우 의미있는 순간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미국이 다시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는 냉전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라며 “러시아는 스스로 궁지에 몰린 것”이라고 말했다. 브레진스키는 “많은 러시아 사람들이 러시아의 경기 침체와 고립을 우려하고 있으며 푸틴과 가까운 사람들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상황을 뒤집을 가능성이 아직 있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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