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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주일대사에 77세 유흥수씨 내정…한일관계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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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안성용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병기 전 주일대사 후임에 4선 국회의원 출신의 유흥수 한일친선협회중앙회 이사장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흥수 이사장의 주일대사 내정은 20일 일본 산케이신문 보도를 통해서 알려졌다. 우리 정부도 상대국 정부의 동의절차(아그레망)가 진행 중임을 들어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을 해주고 있지 않지만, 내정 자체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유흥수 주일대사 내정자는 올해 77세로 경남 합천이 고향이다. 지금의 경찰청장인 옛 치안본부장, 교통부 차관, 충남도지사 등을 거쳐 12대, 14대, 15대 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현재는 한일친선협회중앙회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새누리당 고문으로 있다.

유 내정자는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과의 인연이 눈에 띈다. 경남중, 경기고를 졸업한 유 내정자는 마산중과 경남고를 나온 김 실장과 함께 경남중·고 동창회 멤버이자, 서울대 법학과를 같은 해에 졸업했다.

유 내정자와 김 실장은 16대 국회에서 한일의원연맹 회원으로 함께 일한 경험도 있다. 유 내정자가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을 맡았을 때 김 실장은 재일동포 지위 향상을 위한 법적지위분과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이 때문에 김 실장의 천거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유 내정자가 1962년 고시 합격 이후 경찰 요직을 두루 거친 만큼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박근혜 대통령과 직접적인 인연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한국 나이 77세로 고령인 유 내정자가 냉각될 대로 냉각되고, 쌓일 대로 쌓인 한일 관계를 잘 풀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들이 많다.

유 내정자는 1992년 한일의원연맹 간사를 맡았고 15대 국회에서 통일외교통상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도 한일친선협회중앙회 이사장으로 있기 때문에 일본 정치인과의 인맥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지만 악화된 한일관계를 인적 네트워크에 의존해 풀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일의원연맹 소속인 한 현역 중진의원은 "유 내정자가 일본 문외한은 아니고 구정치인을 중심으로 인맥도 좀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한일 현안이 복잡한데 잘 풀 수 있을까?"라며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전직 외교부 장관은 더욱 말을 아꼈지만, 그의 말에서도 실망감이 묻어났다. 그는 "현대 국가 간의 관계는 고도의 전문성과 배경에 대한 지식을 필요로 한다"면서 "한일관계의 특수성 때문에 막후에서 조율하는 기능도 필요하긴 하다"고 말했다.

유 내정자가 주일대사에 기용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고령자 공직임용에 대해 또 한 번 말이 나올 듯하다.

김기춘 비서실장이 1939년생이고 유흥수 내정자는 1937년생이다. 지난주 임명된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민간부위원장은 1940년생이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이들보다 젊은 1946년생이다. 박근혜 정부에는 이들 말고도 비교적 고령인 공직자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
ahn89@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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