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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주-조연의 영역 파괴, 충무로가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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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나영 기자] '조연은 없고 배우만 있을 뿐.'

'멀티캐스팅'( Multicasting, 집단 주연)이 현 충무로의 한 트렌드라고 하지만,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주-조연의 영역 파괴'인 듯 하다. 멀티캐스팅의 가장 큰 성공작이라고 할 수 있는 천만영화 '도둑들'처럼, 어느 정도 비등비등한 분량을 배정받는 케이퍼 무비가 아니더라도 분량의 크기를 넘어 캐릭터에 승부를 거는 배역에 배우들이 점점 더 호전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인 것.

7월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극장가 여름 대작 라인업만 보자면 '군도:민란의 시대'(이하 군도)와 '명량'은 각기 한 작품을 온전히 책임질 만한 배우들이 조연 크래딧을 빼곡히 채운 것을 볼 수 있다.

'군도'에서 군도 무리는 수장 하정우 외에도 마동석, 이성민, 조진웅 등이 있고 주연급으로 올라선 배우 김성균이 민초 중 한 명으로 등장한다. 하정우-강동원만 빼고 나머지 배우들은 분량이 비교적 균등하게 나눠지고 크기 또한 상대적으로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자신들의 캐릭터를 각인시키고 존재감을 뽐내는 데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명량'은 엄밀히 말하면 멀티캐스팅 영화라기 보다는 이순신 최민식 원톱 주연에 많은 좋은 배우들이 참여한 형식이다.

류승룡, 조진웅을 비롯해 권율, 진구, 이정현 등 쟁쟁한 배우들이 조연들로 가득하나 이들의 분량은 절대적으로 크다고 할 수 없다. 충무로의 유망주 고경표는 반응샷으로만 채워졌다. 그렇기에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가 얼마나 큰 프로젝트인지를 느끼게 한다.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코믹함을 주는 이승준의 묵직한 연기 변신은 반대로 숨은 조연이 빛나는 사례다.

앞서 지난 5월 개봉한 '인간중독'에서는 '방자전'의 히로인 조여정이 조연으로 출연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처음으로 남자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조연을 맡았지만, 전형성을 탈피하는 재기 발랄한 캐릭터로 찰진 연기 변신을 해 냈다.

역시 지난 4월 개봉한 '역린'은 정재영이 현빈에게 크래딧을 양보하고, 현빈 역시 자신이 정재영 뒤에 이름이 나와야 맞다고 말한 훈훈한 미담으로 유명하다. 이 영화는 현빈, 정재영, 조정석 쓰리 톱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같은 조연 같지 않은 주연의 모습은 다른 여름 대작들인 '해적:바다로 간 산적'과 '해무'에서도 비슷할 전망. '해적'에는 배우 김남길, 손예진이 투톱으로 이름을 올린 가운데 유해진, 김태우, 이경영, 조달환, 설리(에프엑스) 등이 출연한다. '해무'는 박유천, 김윤석을 축으로 문성근, 김상호, 이희준, 한예리 등이 출연한다.

이로 인해 배우들이 동시기 개봉작에서 겹치는 것 또한 존재한다. 여름대작 빅4에서 조진웅은 '군도'와 '명량'에, 이경영은 '군도'와 '해적'에 나란히 출연한다. 하지만 이 같은 다른 작품 속 같은 배우의 활약은 반가움이 크지 감상에 방해된다는 불평은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이 같은 모습은 모범 사례들이 있기에 가능한 덕도 크다. '신세계'의 이정재-황정민-최민식, '관상'의 송강호-이정재-김혜수 등은 주연과 조연 구분의 불필요함, 신의 갯수가 중요한 게 아닌 한 신을 책임지는 배우의 능력만을 보여줬다.

한 영화 제작 관계자는 "원톱 주연 배우가 타이틀롤에 목숨걸지 않고 조연으로 참여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어지고 있고, 조연으로 평가받던 배우들이 주연 배우로 많이 올라왔다. 타이틀은 주연이라 해도 관객들이 진짜 주연으로 생각하는 배우는 다른 사람인 경우도 있다. 어쨌든 이 같은 영역 파괴는 일면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전했다.

nyc@osen.co.kr
<사진> '군도' 포스터, '관상'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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