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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대만 ‘해병대 해체론’ 급부상…中 눈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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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영서 베이징 특파원]대만에서 ‘육전대(해병대) 해체론’이 부상하고 있다. 징병제에서 모병제 전환으로 인한 병력감축, 밀월관계에 접어든 중국과의 관계를 반영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22일 보도했다.

대만 정부는 징병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해 오는 2017년부터는 모병제로 완전히 전환할 방침이다. 이에따라 대만 군 병력 수도 줄어들고 있다. 대만 군의 총 병력 수는 마잉주(馬英九) 정권 출범 당시인 2008년 27만명에서 현재 21만5000명으로 감축됐다. 오는 2015년~2019년 사이에는 병력 수를 17만~19만명으로 줄일 방침이다.

해병대 해체론은 이같은 병력 감축의 연장선 위에 있다. 올해부터 해병대 병력을 줄여 해병대 지휘부를 해체한 후 육군에 편입시키는 방안이다. 육군으로 편입된 해병대 병력 일부는 현재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있는 난사(南沙·스프래틀리)제도의 타이핑(太平)섬에 주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97년 2개 사단 약 3만5000명에 달했던 대만 해병대는 이후 잦은 병력 감축으로 현재 2개 여단 9000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병력은 줄어들었지만 대만 해병대는 정예부대다. 그 중에서도 수륙양용 정찰대대, 잠수부 부대는 정예중의 정예로 알려져 있다. 또 대만 해병대는 일본 자위대가 최근 시험차량으로 구입한 미제 수륙양용 장갑차 ‘AAV7’도 50대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해병대 해체론에는 양안 간 경제적 결속이 강해지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저하되고 있는 것도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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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해병대 해체에 대한 대만내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대만 국방부가 지난 21일 대만 남부 가오슝(高雄)시의 해병대 지휘부를 해외 매체에 공개한 것도 이같은 해체론을 깨뜨리는 데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다. 마잉주 총통도 지난 6월 이후 사관학교 졸업식 등에서 “육전대는 해체되지 않는다”라고 거듭 표명했다.

대만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원회 소속인 국민당 린위팡(林旭方) 입법위원(국회의원)은 “섬이 많은 대만에게 해병대가 담당하는 역할은 매우 크다”면서 해병대 해체에 반대했다. 그는 “대만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타이핑섬이 탈취되는 사태도 상정한다면 해병대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py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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