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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고침> 지방(<세월호참사> '공무원 자원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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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세월호참사> 공무원 자원봉사 잠수사 나상운씨 (진도=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전북 완주군 축산과 소속 나상운씨는 지난달 26일부터 세월호 사고 현장에서 잠수사로 자원봉사에 참여했다. 나씨는 열흘간 구조작업을 벌이며 단원고 학생 4명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세월호참사> '공무원 자원봉사자' 잠수사 나상운씨

10여년 잠수사 경력 살려 자원봉사 지원…희생자 4명 가족 품으로

(진도=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더 많은 사람을 가족 품에 돌려보냈어야 하는데 그저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세월호 구조작업이 한창인 사고 해역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잠수사가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모든 잠수사가 혼신을 다하고 있지만, 사명감 하나로 생업을 놓고 현장에 달려나온 자원봉사 잠수사들의 활동은 더 값지게 보인다.

자원봉사 잠수사 중 공무원 신분으로 참여한 나상운(37)씨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전북 완주군 축산과에 근무하는 나씨는 공무원이 되기 전 10년간 '산업잠수사'로 일했다.

1999년 잠수기능사 자격을 얻은 그는 독도항 접안시설 공사와 울릉도 유람선 접안 블록 공사에 참여하는 등 10여년간 잠수사로 일한 베테랑이다.

그는 3년 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완주군으로 자리를 옮겼다. 자리를 옮기기 직전인 2011년 4월에도 울릉도 해역에서 잠수 일을 했다.

이후 자연스레 잠수에서 멀어졌지만 휴가나 연휴를 이용해 지인들과 함께 '잠수 감각'은 놓지 않았다.

이번에 세월호 사고 소식과 함께 구조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는 고민에 빠졌다. 잠수사이기 전에 공무원으로서 맡은 일 또한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는 고민 속에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대신 사고가 발생하고 맞은 첫 주말에 팽목항을 찾아 사고 현장을 둘러봤다.

나씨는 "세월호 사고 소식을 언론에서 접한 뒤 바로 현장에 달려오고 싶었지만 공무원 신분이기도 하고 내가 맡은 일도 나름 중요하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을 둘러본 그는 잠수사로서 '부채의식'에 직장에 양해를 구하고 사고 발생 열흘 만인 지난달 26일 구조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사무실 식구들은 그의 결정에 박수를 보내줬고 일을 나눠 맡아주며 뒤에서 그를 지원했다.

열흘간 바지선에 몸을 실은 나씨는 선수 중앙 4층 객실을 수색해 단원고 학생 4명을 가족 품으로 돌려보냈다.

그는 "희생자들을 발견할 때마다 비슷한 또래의 조카 모습이 떠올랐다"면서 "더 많은 사람을 찾았으면 좋았을 텐데 4명밖에 찾지 못해 죄송하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나씨는 열흘간의 봉사를 마치고 지난 6일 팽목항을 떠나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는 "아직 실종자가 많이 남았는데 돌아가야 하는 마음이 무겁고 언제든지 지원이 필요하면 다시 오겠다"고 말했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떼면서 동료 잠수사들의 건강 걱정도 잊지 않았다.

그는 "3주가 넘어가면서 잠수사들이 많이 지쳤다. 어제는 첫 번째 잠수사 희생자가 나왔다"며 "남아 있는 실종자 수가 줄어들어 수색이 점차 어려워질 텐데 성과가 없다고 질책하기보다는 격려해 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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