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여객선 침몰참사]“나도 견습이라...” 선장 이씨 ‘들락날락’하기만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의 선장 이모씨가 검경 합동수사본부 조사 과정에서 "자신도 견습선장이었다"라고 주장했다.

25일 검경합동수사본부(본부장 안상돈 검사장)에 따르면 이씨는 사고 직후 수사본부에 처음 소환돼 받은 조사에서 이 같이 말했다. 선원들도 이 선장이 조타실을 들락날락했다는 입장이어서 그가 사고 전에도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책임 떠넘기려는 것'

앞서 합동수사본부는 사고 당시 세월호 운항의 지휘를 맡았던 3등 항해사 박모씨는 입사 5개월차의 신입선원이고, 제1항해사 강모씨 역시 '견습'상태였다는 점을 밝혀낸 바 있다.

결국 배의 운항을 책임지는 최고 책임자인 선장부터, 선장 유고시 대행 1순위인 제1항해사, 사고 당시 운항책임자인 제3항해사까지 모두 '초보'였던 셈이다.

이와 관련해 25일 수사본부는 "선원들이 사용하는 '견습'이란 말의 의미는 통상적인 의미와는 달리 '임시직' 혹은 '업무 인수인계 중'이라는 의미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통상 군부대에서 임무교대 전 후임자가 전임자와 합동근무를 하며 업무를 인수인계 받는 것과 같이 '세월호의 운항을 책임지는 위치가 아니라 운항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의미라고 수사본부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쌍둥이 선박인 오마나하호의 선장으로 제주항로를 매주 운항한 이씨가 세월호나 맹골수로를 몰랐다고 볼수 없다"면서 "어떻게 든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고직전까지 '들락날락'

세월호에 대해 책임감을 못 느꼈던 선장 이씨는 사고 당일 조타실에 10분 이상 머무른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수사본부 조사과정에서 세월호 선원들은 선장 이씨의 행적에 대해 뚜렷한 진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거의 보지 못했다고 밝힌 선원이 있는가 하면, 사고 8시30분경에는 10분가량 조타실에 있었다고 진술한 선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0분 이상 장시간 조타실에 머물렀다고 밝힌 선원은 없다는 것이 수사본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종합해 보면, 선장 이씨는 사고 당일 기상한 뒤 식사 등을 마치고 조타실에 들르기는 했지만 10분 이상 길게 머무른 적이 없고, 맹골수로를 통과할 때도 여러차례 조타실을 들락거린 것으로 보인다.

결국입사 5개월차 신참 3등 항해사와 과거에도 급변침으로 사고를 낼 뻔했던 '요주의 인물'인 조타수 조모씨가 세월호를 맡아 난이도가 최고수준인 맹골수로를 지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선장 이씨는 지난 23일 강모 변호사와의 접견을 통해 "맹골수로를 운항하는 동안 조타실을 지휘했으며, 수로를 벗어난 직후 선장실로 갔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합동수사본부 측은 "아직 정식 선임계도 내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강 변호사의 주장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