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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세월호 참사]실종자 가족에 둘러싸인 해수부 장관 결국 팽목항서 '밤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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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진도=뉴시스】오동현 기자 = 세월호 실종자 가족과의 면담을 위해 24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등 범부처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들이 본부가 차려진 진도군청으로 되돌가지 못하고 밤을 지새게 됐다.

이 장관 등은 이날 오후 5시20분께 팽목항 가족대책본부를 방문해 희생자 가족들과 수색작업 지연 등에 대한 항의를 받으면서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은 이날 희생자 가족 대표단이 대책본부를 항의방문한 뒤 이뤄졌다.

실종자 가족들은 소조기(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적은 때) 마지막 날인 이날까지 구조당국의 수색작업이 진척없자 그 동안 참았던 울분을 토해냈다.

이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다이빙 벨' 구조장비를 투입하라며 이 장관 등을 압박했다.

이 장관 등은 실종자 가족 중 수십여명의 어머니들에게 둘러싸여 옴짝달싹 못했다. 모 인터넷 매체는 이 장면을 생방송 중계했다.

면담 과정에서 실종자 가족 어머니들에게 꼬집히고 밀리는 등 이 장관 등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분으로서는 유례없는 봉변을 당했다.

이 장관 등은 피붙이를 차디찬 바닷속에 남겨둔 실종자 가족들의 비탄어린 목소리에 나지막한 목소리로 "구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되풀이 하며 고개를 숙였다.

"감금 당하고 있는 것이냐"고 물어도 이 장관 등은 "아니다. 대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진정시켰다.

실종자 가족은 이 장관과 장기간의 대화 끝에 바라던 이종인 대표의 수색작업 참여를 이끌어냈다. 이 대표는 25일 낮 12시께 사고해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봇물처럼 터진 실종자 가족의 비판은 자정을 넘기고서도 계속됐다. 일일이 가족들의 지적에 응대하던 이 장관은 결국 이날 밤을 실종자 가족 상황실에서 지내기로 하고 면담을 마무리 지었다.

이 장관이 실종자 가족으로부터 벗어난 것은 25일 오전 1시35분께였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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