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전기차 지원금 공모 기아차 ‘싹쓸이’..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기아차, 지자체 전기차 공모서 최고 인기 비결은…
핵심부품 10년 16만㎞ 보장… 고객 안심


파이낸셜뉴스

올 상반기 업체별 전기차 판매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나왔다. 지자체별로 진행한 전기차 공모 이야기다. 최근 제주시와 창원시는 일반 전기차 수요자를 대상으로 전기차 공모 결과를 발표했고 부산시는 공모 신청을 마쳤다.

제주를 제외한 창원과 부산은 BMW i3와 닛산 리프가 공모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토종 완성차 업체들이 경합을 벌였다. 공모 결과를 살펴보니 기아차의 쏘울 EV가 전 지역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또 해당 지역에 공장을 가지고 있는 제조사들은 지역 주민들이 자사 브랜드를 선택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 같은 예측은 크게 빗나갔다.

■쏘울 EV 제주·창원·부산서 1위

전기차 시장이 본격 개막하면서 지자체들도 저마다 전기차 공모에 나섰다. 이제까지 공모를 진행한 곳은 제주, 창원, 부산이다. 지자체가 민간인의 자동차 구입에 개입하는 이유는 보조금 지급이 필수적이기 때문. 지자체가 선정하는 공모를 거쳐야 적게는 300만원, 많게는 800만원 수준인 지자체 보조금을 챙길 수 있다. 이 때문에 공모 시기 이후에 제품이 출시되는 BMW i3, 닛산 리프 등은 부산, 창원 공모에 포함되지 않았고 지자체 보조금도 받을 수 없다.

최근 공모 신청을 마친 부산에서는 올해 출시된 쏘울 EV가 127대, 2012년에 출시된 레이 EV가 121대로 1, 2위를 다투고 있다. 이어 지난해 출시된 SM3 ZE가 41대, 역시 작년에 출시된 스파크EV가 11대로 뒤를 잇는다. 공모에 신청한 총 인원은 300명으로 공개 추첨을 통해 74명이 대상자로 선발된다.

이미 보조금 대상자 추첨을 마친 제주와 창원에서도 쏘울 EV는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타 지역과는 상황이 달랐다. 제주에서는 SM3 ZE가 레이EV를 3.5배가량 많은 수치로 따돌렸다. BMW i3 역시 레이EV의 20대보다 많은 30대를 기록했다. 공모 당시까지 한국 진출 시기를 확정짓지 못했던 닛산 리프도 15대나 팔렸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라는 마케팅 문구 덕을 크게 봤다는 후문이다.

■'홈 어드밴티지' 혜택 못 받아

한편 특정 지역에 생산 공장이 있는 업체들은 내심 지역 주민들의 지지를 바랐지만 실제로는 덕을 보지 못했다. 르노삼성은 부산에, 한국지엠은 창원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다. 지역 경제에 공헌을 한 만큼 타 브랜드보다 인지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를 고려하면 부산에서는 SM3 ZE, 창원에서는 스파크EV가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던 것.

스파크EV는 홈구장이나 다름없는 창원에서 12대만 팔아 공모 성적 꼴찌를 기록했다. 또 SM3 ZE도 부산에서 41대 신청에 그쳐 3위를 기록했다. 쏘울 EV가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생산지는 광주다. 레이 EV는 충남 서산에 위치한 위탁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전기차 업계는 기아차가 '배터리 등 핵심부품을 10년 16만㎞ 보장하겠다'고 내세운 것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운 혜택이라는 것이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지역 주민의 정서를 고려할 때 당초 창원에선 스파크 EV, 부산에선 SM3 ZE가 1위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소위 '홈 어드밴티지(홈 그라운드에서 경기할 때 유리한 결과가 나오는 것)'는 없었다"면서 "소비자들이 감정적인 선호보다는 경제적인 부분을 꼼꼼하게 따졌던 것 같다"고 전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