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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팔 없는 아빠의 절실한 도전, 화가로 날개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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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쇠 팔' 화가 석창우, "팔 없이 산 30년이 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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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수를 착용하고 작업중인 석창우 화백. (자료사진)


"1984년 10월 29일, 22,900볼트 고압 전류에 감전됐어요. 일주일 후 깨어나 보니 두 팔과 두 발가락이 없어졌더군요. 그래도 걸을 수 있으니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이 후 제 30년 인생은 하나님이 절묘하게 계획하신 프로그램이에요".

1984년 전기기사로 일하던 석창우 화백은 서른 살 한창 젊은 나이에 예기치 못한 전기 감전 사고로 두 팔과 두 발가락을 잃었다. 그러나 석 화백은 '할 수 없는 일'에 절망하기보다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섰다. 남은 팔에 갈고리 의수를 꽂고 온 몸을 활용해 그림을 그리고 발가락이 없어진 발로 낙관을 찍었다. 그렇게 그만의 독특한 화법인 '서예 크로키' 장르를 세계 최초로 개척한 석창우 화백.

그는 이후 미국, 중국, 유럽 각지에서의 해외전 12회를 포함해 개인전 36회, 그룹전 240여회를 개최하고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시연을 비롯해 138회 시연회를 가지는 등 전 세계를 넘나들며 '의수화가'로서 부활의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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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새롭게하소서'에 출연한 석창우 화백.


◈ 팔 없는 아빠의 절실한 도전, 화가로 날개 달다

"작품으로 대가가 되겠다는 욕심이 없었어요. 그저 양팔이 없는 아빠가 아들, 딸을 위해 뭔가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렇게 목표를 세우니 몸살이 나도 코피가 나도 재미있더라고요".

불의의 전기 감전사고로 두 팔을 잃었을 때 그에게는 생후 한 달 반 된 아들이 있었다. 장기간의 입원치료와 재활 치료를 받는 동안 갓 태어난 아들은 훌쩍 네 살이 되었다. 어느 날 아들이 그림을 그려달라며 도화지를 들고 왔다. 어린 아들에게 절실하게 무언가 해주고 싶은 부성애가 발동했다. 첫 작품은 하루 온 종일이 걸렸고, 두 번째 작품은 한 나절 만에 완성했다. 이후로 밤낮으로 힘겹게 의수에 꽂은 펜과 싸우며 그림을 그렸다. 그렇게 그의 그림 인생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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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창우 화백이 2014 러시아 소치 장애인 올림픽 폐막식에서 서예 크로키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 생애 최고의 순간, 하나님과 동행한 2분 40초

특히 2014년 러시아 소치 장애인동계올림픽 폐회식을 장식한 그의 힘찬 서예 크로키 퍼포먼스는 전 세계인의 시선을 압도하며 '신의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2분 40초안에 가로 8m 56㎝ⅹ세로 2m 10㎝의 대작을 완성해야했다.

"국내에서의 사전 리허설 때는 아무리해도 시간 안에 완성할 수가 없었어요. 결국 내 힘으로 될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하나님과 동행하기로 했죠".

그렇게 마음 먹자 러시아 소치에서의 현장 리허설 때는 물론 본 퍼포먼스 때도 시간이 남는 기적이 일어났다. 그가 사용하는 붓은 탄력 있는 붓이 아닌데도 누군가의 힘이 실린 듯 출렁출렁 붓이 나갔다고 한다. 석 화백은 그 순간을 생애 최고의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매일같이 어깨에 의수를 걸고, 의수 끝 갈고리에 붓을 걸어드는 석창우 화백. 그의 피나는 노력과 도전으로 일군 기적 같은 삶의 여정이 CBS TV '새롭게하소서'에서 4월 28일(월) 오전 10시 30분, 밤 10시 30분에 공개된다. 프로그램은 이후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 상으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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